▲ [그림] 삼호면 지도 위의 지도에는 1978년 영산강 하구 개발공사가 시작되면서 산호리와 나불리가 연육된 상태이나 1950년 당시에는 앙감은 선착장으로 배가 드나드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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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민간인 학살 희생에 관한 자세한 얘기들을 좀체 찾아볼 수 없었다. 영암 민간인 희생사건 관련 결정문 안에 제법 세세한 당시 상황들이 기록돼 있었다. 보도자료로 어림짐작한 것보다 훨씬 참혹한 진실들을 마주하게 됐다. 적어도 결정문에 담긴 내용만큼은 전부 게재할 요량이다. 연재 내용은 결정문에서 발췌해 정리한 것이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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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산·동암 부근 사건¹⁾

용앙리 앙감마을에서는 인민군 점령기에 김주태 가족 6명이 경찰가족이라는 이유로 좌익에게 몰살당한 적이 있다. 앙감 주민들은 마을에 경찰이 들어오면 이 사건과 관련하여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 피신을 했다.

1950년 10월 18일 목포 방향에서 총소리가 나자 앙감 주민들은 서둘러 인근 소동산 부근으로 피난했다.

그러나 이들은 곧 독천 쪽에서 밀고 들어오는 경찰에게 발각돼 사살되었다. 앙감마을 주민인 참고인 이길원(당시 27세)은 “이날 피난을 나가다 독천 쪽에서 밀고 들어오는 ○○마을 출신 ○주임 등 경찰과 맞닥뜨렸다. 경찰은 동암 ‘범슬목’(범의 목)에 기관총을 걸어놓고 주민들을 향해 총을 쏘아대었다”고 진술하였다.

산호리 중촌에 살았던 정옥순(당시 16세)은 “동생들을 업고 동암까지 피난을 나갔는데 총소리가 나자 도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소동산 아래 길로 피난민들이 몰려가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하였다.

그날 피난을 나간 앙감 주민 김남덕(여·당시 44세)의 가족 김태심(여·당시 17세)·김덕자(여·당시 15세)·김영채(당시 9세)·김금일(여·17세·김남덕의 조카) 등은 소동산 부근에서 사살되었다.

참고인 박길중(당시 10세)은 “총소리가 나자 형(박남호·당시 14세)만 겁이 나서 뛰어나갔다가 소동산 아래 도로에서 총을 맞았다”고 진술하였다.

참고인 김성술(당시 25세)은 “다음날 처 김친임(임신·여·당시 21세)의 시신은 동암마을 밭에서 찾았고 형님(김성문·당시 29세)의 시신은 내가 전날 숨었던 신호정 수수밭에서 발견했다”고 진술하였다.

앙감리 주민 이길원(당시 27세)에 의하면 “임영주의 부친(임인갑·당시 38세)은 소동산 아래에서 시신을 수습하였고 김득채의 부친(김정운·당시 33세)은 솟대봉(두리봉)에서 사람들을 죽이고 내려오는 부대에게 솟대봉 아래에서 사살”되었다.

산호리 신호정마을 박상배ㆍ박우배 형제도 경찰이 들어오니까 피신했다. 참고인 박상배(당시 31세)에 의하면 동생 박우배(당시 22세, 학생)는 동암마을 대밭으로 숨었으나 경찰에게 발각되어 사살되었다.

이날 소동산과 범슬목 부근인 산호리 동암 부근 희생자는 11명이었다. 이 중에는 임산부 1명을 포함하여 여성이 5명이었고, 10세 이하 어린이와 10대가 4명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피난 나갔다가 군경의 무차별 총격으로 사살되었다.

1950년 10월 18일 삼호면에 출동한 군경은 목포경비부 소속 해군과 영암경찰이었다. 이날 목포에서 들어온 목포경비부 소속 해군은 산호리 중촌·대촌·솟대봉 등에서, 영암면에서 학산면 독천을 거쳐 삼호면에 들어온 영암경찰은 동암 등 소동산 부근에서 작전한 것으로 판단된다.

1950년 10월 18일 군경합동토벌작전의 희생자들의 기일은 10월 17일(음력 9월 7일)이었고 이들의 시신은 모두 수습되었다. 이날 삼호면 일대에서 희생된 민간인은 모두 70여 명으로 추정된다.²⁾ 조사결과 신원이 밝혀진 희생자는 28명이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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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참고인들은 대부분 ‘소동산’이라고 불렀다. 현재 지도에는 ‘호등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범슬목’은 범의 목이라는 의미로 소동산 부근에 있는 등이다. 여기에서는 속칭 ‘소동산’과 ‘범슬목’으로 통일하였다. ‘소동산’은 용앙리와 산호리 동암마을 경계에 있다.
2) 신청인 진평기 진술조서(2008.4.14.); 참고인 전문철 진술조서(2008.6.4.)에 의하면 ‘솟대봉’ 희생자는 50여 명으로 추정된다.; 신청인 박야홍 통화보고서(2008.9.23.)에 의하면 용앙리 중앙촌에서 사살된 희생자는 10여 명으로 추정된다. 소동산·동암 부근에서 사살된 것으로 확인된 희생자는 11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