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이 축산업과 경종농업의 동반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 민관 협력체 ‘축산 혁신과 상생협력 방안 협의회 TF(이하 TF)’를 확대 개편하고 재가동에 나선다.

지난해 축산농가 경영 안정화와 소득 향상을 목표로 출범한 TF는 8차례의 회의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올해 관련 주체 범위를 확대하고 운영 방식을 개선하는 등 재정비를 마쳤다.

22일 영암군에 따르면 그간 축산인과 경종농가, 관련 기관·단체가 참여해온 TF 조직을 한층 확대해 밭작물 재배 농가와 쌀 생산 농가, 퇴비 유통업체, 지역 축협과 농협 등을 포함시켰다. 경축순환농업 활성화라는 대전제 아래 각계각층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다양한 현안 해결을 위한 소통의 장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실무진으로 구성된 TF는 월 1회 정기회의를 열어 축산분뇨 처리와 퇴비 유통 등을 비롯한 분야별 문제점을 짚어보고, 단기적으로 경축순환농업 실천 매뉴얼 보급과 중장기 로드맵 수립 등에 착수한다. 특히 퇴비 처리장 시설 확충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축산농가와 경종농가 간 직거래 방식 도입 등 현실적 대안 마련에도 공을 들일 방침이다.

김상곤 축산유통팀장은 “TF가 지난해 8차례 회동했음에도 가시적 성과가 부족했던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관련 주체 범위를 확대하고 운영을 내실화해 경축순환농업 기반을 다지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어 “가축 사육 제한 정책 속에서 축산업과 경종농업의 상호 발전을 도모하는 경축순환농업 활성화에 방점을 두고 TF 활동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축순환농업 활성화를 가로막는 걸림돌도 만만치 않다고 지적한다.

축산농가와 경종농가 간 연계 체계 부족, 가축분뇨 처리 인프라 미비, 경축순환농업에 대한 인식 부족, 정책적 지원 체계 미흡 등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축산분뇨 퇴비의 화학비료 대체 효과와 연중 수급 불균형 문제 등도 해결 과제로 꼽힌다.

축산인과 경종농가 간 신뢰 구축이 경축순환농업 활성화의 선결 과제다. 이를 위해 관련 주체들의 인식 전환과 협력, 인프라 확충을 위한 투자, 제도적 지원 방안 마련 등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경축순환농업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영암군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아직 미흡해 보인다. 가축분뇨 처리를 위한 퇴비화 시설 확충 계획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고 있고, 축산농가와 경종농가의 연계를 활성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도 부족한 실정이다.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 확보 방침 등도 뚜렷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가축 사육 제한으로 인한 축산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축순환농업으로 유도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축산분뇨의 퇴비화를 넘어 이를 경종농가와 연계해 자원화율을 높이고, 경제성도 확보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고민해야 할 때다.

선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