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등 주요 보직에 초선 약진

영암군의회가 7월 1일 제308회 임시회를 열어 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이번 원구성은 초선 의원들의 약진과 더불어민주당의 연임제한 방침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두드러진 것이 특징이다.

또한 무소속인 고천수 의원을 제외한 전원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어서, 사실상 당의 결정이 의회 구성을 좌우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장에는 초선인 박종대 의원이 선출됐다. 박 의장은 7표 중 6표를 얻어 당선됐으며, 경쟁자였던 무소속 고천수 의원은 1표를 얻는 데 그쳤다. 부의장으로는 역시 초선인 정운갑 의원이 6표 전체를 얻어 당선됐다.

상임위원장 선거에서도 초선 의원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의회운영위원장에는 초선인 정선희 의원이, 자치행정위원장에도 초선인 이만진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경제건설위원장에는 4선이며 상반기 의장을 맡았던 강찬원 의원이 선출됐다.



민주당 연임제한 방침과 내부 갈등

이번 원구성 과정은 더불어민주당의 연임제한 방침으로 인해 시작 전부터 갈등의 조짐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월 7일 전국 시·도당에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연임을 제한한다”는 사무총장 명의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어 6월 4일에는 의장, 부의장 직책에 한해 연임을 제한한다고 재공지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최종 방침이 의장, 부의장 직책에 한해 연임을 제한한다는 것으로 정리되면서, 상반기 의회운영위원장을 맡았던 박영배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연임에 대한 제한은 사실상 없어졌다.

그럼에도 박 의원은 이날 회의에 불출석했다. 박 의원은 다른 지역 매체와의 통화에서 “비록 복당이 늦어지기는 했으나 엄연히 민주당 소속 의원인데, 내부 논의에서 두 차례나 배제하는 것은 매우 불순한 의도이자, 있어서는 안 될 횡포”라고 성토한 적이 있다. 이는 당 방침과는 별개로 의회 내부의 다른 정치적 역학이 작용했음을 시사하며, 영암군의회 내부의 복잡한 정치적 구도와 갈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선거 과정서도 드러난 미묘한 갈등

선거 과정에서도 갈등의 흔적이 역력했다. 의장 선거에서 패배한 무소속 고천수 의원은 결과 발표 후 회의장을 떠나 돌아오지 않았다. 또한 자치행정위원장 선거에서는 무효표가, 경제건설위원장 선거에서는 기권표가 각각 1표씩 발생해 의원들 간의 미묘한 갈등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경제건설위원장 선거에서 고화자 의원이 예상보다 적은 1표를 얻은 것은 주목할 만하다. 고 의원은 최소 2표를 예상했으나 1표에 그쳤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고화자 의원과 연합했던 것으로 알려진 정선희 의원이 기권표를 던졌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박종대 신임 의장은 당선 소감에서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 소통과 화합, 그리고 시대 변화에 대응하는 의회 운영”을 강조했다. 그는 “군민이 계신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는 현장 의정활동을 강화하겠다”며 “소통하고 화합하는 열린 의회상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친집행부 성향 의장 선출

박종대 신임 의장은 초선 의원이지만, 영암군 소속 공무원 출신으로 군서면장을 역임한 경력이 있다. 또한 상반기에는 자치행정위원장을 맡아 의정 경험을 쌓았다. 그러나 박 의장은 우승희 군수에 대해 친집행부적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향후 의회의 독립성과 견제 기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방의회는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박 의장의 공무원 경력과 친집행부 성향으로 인해 의회가 ‘거수기’ 역할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는 의회 본연의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정치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긍정과 우려의 사이

이번 영암군의회의 원구성은 초선 의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이 특징이다. 의장과 부의장, 그리고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에 초선 의원들이 대거 선출된 점은 의회 내 세대교체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박종대 신임 의장, 정운갑 부의장, 정선희 의회운영위원장, 이만진 자치행정위원장 모두가 초선이라는 점은 의회 운영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시각과 열정으로 의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 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난 혁신적인 의정 활동을 펼칠 수 있다는 기대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초선 의원들의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지방의회는 지역 행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 조례 제정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따라서 의정 경험이 부족한 초선 의원들이 주요 보직을 맡게 된 것에 대해, 의회 운영의 효율성과 전문성 측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의원 대다수가 같은 정당 소속이라는 점은 의회 내 다양한 의견 수렴과 토론 과정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당 간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의회가 집행부에 대한 효과적인 감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방의회 과제와 향후 전망

이번 영암군의회의 원구성 사례는 지방의회가 직면한 여러 과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초선 의원들의 약진으로 인한 세대교체라는 긍정적 측면과 더불어민주당의 일당 독점으로 인한 다양성 부족, 그리고 의회의 독립성 문제 등 복합적인 요소들이 얽혀 있다. 향후 영암군의회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고 실질적인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수행해 나갈지 주목된다.

선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