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은 6·25전쟁 당시 영암군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 사건 희생자 유족들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한종환 부장판사는 30일 이 같은 판결 내용을 밝혔다.

이번 판결은 두 건의 개별 사건에 대한 것이다. 첫 번째 사건은 1950년 10월 하순 전남 영암군의 한 마을에서 발생했다. 고 최 모 씨가 논에서 벼를 훑는 것을 본 경찰이 빨치산으로 오해해 총살한 사건이다. 과거사위원회는 이에 대해 진실규명결정을 내린 바 있다.

두 번째 사건은 1950년 10월 26일 같은 지역에서 발생했다. 고 신 모 씨가 옆 마을을 찾아가던 중 경찰에 의해 총살당한 사건이다. 재판부는 당시 10~20대였던 목격자들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근거로 경찰에 의한 희생 사실을 인정했다.

한종환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당시 정부 소속 경찰은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고 고인을 살해해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했고 유족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다”며 “정부는 피해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정부가 원고들에게 각각 80만 원에서 3,330만 원까지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