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림 전통 한옥마을

전라남도 영암군이 최근 1년간 온라인상에서 ‘여행’ 및 ‘휴가’ 관련 언급량이 전남 군(郡) 지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는 영암군의 관광 마케팅 전략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지역 간 관광 산업 격차가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9일 여론조사기관 데이터앤리서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6월부터 2024년 5월까지 1년간 영암군의 ‘여행’ 및 ‘휴가’ 관련 온라인 언급량은 8,948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남 17개 군 지역 중 가장 낮은 수치다. 반면, 1위를 차지한 담양군은 4만 1,816건으로 영암군의 약 4.7배에 달하는 언급량을 기록했다.

/자료=데이터앤리서치, 그래픽=이민정

이번 조사는 뉴스, 커뮤니티, 블로그, 카페, 소셜미디어 등 12개 채널 23만 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상위권을 차지한 지역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담양군은 메타프로방스, 죽녹원, 관방제림 등 ‘유럽풍’ 경관과 역사적 명소가 강점으로 작용했다. 2위를 차지한 해남군(3만 4,328건)은 명량해상케이블카가 새로운 관광 명소로 부상했으며, 3위 진도군(2만 9,023건)은 전통주인 홍주와 같은 특산물이 관심을 끌었다.

반면 영암군은 월출산국립공원, 왕인박사유적지 등 주요 관광지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상의 관심도는 현저히 낮았다. 이는 영암군의 관광 마케팅 전략이 디지털 시대에 걸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SNS를 통한 홍보와 온라인 플랫폼 활용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다.


관광 전문가들은 영암군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개선책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기존 관광자원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월출산국립공원과 왕인박사유적지 등의 접근성과 편의시설을 개선해 방문객들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온라인 마케팅 강화를 통해 SNS 등을 활용한 적극적인 홍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더불어 영암의 역사, 문화, 자연을 활용한 차별화된 체험형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특색 있는 관광 콘텐츠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영암=관광’이라는 이미지 구축을 위한 통합적 관광 전략 수립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숙박, 교통 등 기본 시설을 확충하여 장기체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관광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는 전남 지역 내 관광 산업 격차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상위권 지역들은 SNS를 통한 입소문과 특색 있는 관광 자원으로 꾸준히 관심을 받은 반면, 하위권 지역들은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앤리서치 관계자는 “고물가와 엔화 급락 여파로 해외 여행이 증가하고 있지만, 전남 지역 일부 지자체는 활발한 관광 마케팅과 SNS 효과로 여전히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영암군에 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전환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향후 영암군이 이번 ‘성적표’를 교훈 삼아 어떤 방식으로 관광 활성화 정책을 펼쳐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선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