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지역 농민 200여 명이 쌀값 폭락에 항의하며 서울 상경 투쟁에 나섰다.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인근에서 열린 ‘쌀값 보장 농민대회’에 영암군농민회, 쌀협회, 한농연 등 농민단체 회원들이 대거 참여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대회는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 총연합, 전국쌀생산자협회 등이 주최했으며, 전국 각지에서 모인 농민들은 “쌀값 대폭락 규탄”, “농민생존권 사수” 등을 외치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45년 만에 최대라던 재작년 쌀값 폭락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한번 쌀값 폭락이 찾아왔다”며 “농민들은 15만 톤, 20만 톤 격리를 요구하는데 정부는 고작 5만 톤 격리를 대책이라고 내놓아 오히려 쌀값이 더 가파르게 폭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농민들은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4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선제적 수급 조절을 통해 수확기 쌀값 20만원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쌀값이 18만원까지 폭락한 것에 대해 강하게 규탄했다.


권혁주 영암군농민회 사무국장은 “가뜩이나 생산비 폭등과 기후 위기로 농사짓고 살기 어려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장 올가을, 2022년 때보다도 심한 역대 최악의 쌀값 폭락이 예상된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농민들은 다 파산할 지경”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또한 “공깃밥 한 공기에 2000원씩도 받는데 농민들이 받는 밥 한 공기 쌀값은 202원 정도밖에 안 된다”며 “최소한의 생산비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밥 한 공기 300원, 즉 나락값 1kg 2300원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민들은 대회를 마친 후 “윤석열 끌어내리고 쌀값 끌어올리자”,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하고 쌀값을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용산 대통령실까지 행진했다.

한편, 권 사무국장은 “군과 의회, 농협, 농민단체가 함께 지혜를 모아 지금부터 올해 쌀값 대책 등에 관한 논의를 해나가야 한다”며 “특히 군과 의회에서 선제적으로 대안을 마련하고 생산비 절감을 위한 노력에 힘을 기울여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