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밀리환초’ 강제동원 조선인 사망자 대다수 전남 출신 강제동원시민모임·日역사학자 7일 회견 사망 218명 이름·본적지 주소 첫 공개 피해자 명예회복 등 남은 과제도 제시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4년 06월 11일(화) 17:13

▲ (가운데)조선인 강제동원 연구자 데카우치 야스토, (오른쪽)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국언 이사장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군에 의해 ‘밀리환초’로 강제동원됐던 조선인 사망자 대다수가 전남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역사학자 다케우치 야스토 씨는 지난 7일 광주시의회 기자회견에서 “당시 밀리환초에는 강제동원된 조선인 800~1000명이 끌려와 노역하다 218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 중 학살 피해자 55명 모두가 전남 연고자”라고 밝혔다.

1942년 초 전남 등지에서 강제동원된 조선인들은 일본군에 의해 밀리환초로 끌려가 군사시설 건설에 동원됐다.

이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혹사당하며 1945년까지 영양실조와 질병 등으로 다수가 사망했다. 당시 밀리환초에서는 총 218명의 조선인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고, 이 중에는 영암 출신도 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케우치 씨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사망자 거주지는 담양 40명, 순천 29명, 곡성·보성 17명, 광양 16명, 무안 13명, 광산·고흥 11명, 장흥·화순·나주 10명, 구례·영암 8명, 강진 7명, 해남 3명, 광주 3명, 목포 1명 등 전남 17개 시군, 그리고 경남 의령 1명, 충남 공주 1명 등 타 지역 4곳이다.

이와 별개로 1945년 3월 발생한 ‘밀리환초 조선인 학살사건’은 일본군의 잔혹 행위에 저항하다 토벌대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한 55명의 피해자를 일컫는다.


당시 일본군은 식량난을 구실로 조선인을 살해한 뒤 그 시신을 동료들에게 ‘고래고기’로 속여 배급하는 만행을 저질렀고, 이에 분노한 조선인들이 항거하다 학살을 당한 것이다.

학살 피해자 55명의 거주지는 담양 25명, 광양 7명, 고흥 5명, 순천ㆍ광산 각 4명 등 모두 전남 관내였다.

다케우치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선인 학살사건이 발생한 지 80년 가까이 됐지만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피해자 명예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내년이면 (학살사건) 80주년이 되지만 유골 한 점 수습하지 못한 상태”라며 “그런데도 일본은 아무런 사과도 배상도 하지 않고 있고, 우리 정부는 더 이상 책임을 묻지 말자고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