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혔던 호남 재생에너지 계통접속, 단계적 재개

대기사업 10월부터 우선 신청
신규 사업 2027년 1월 접수
유연접속·ESS로 수용여력 확대
호남 송전 수용량 37→64GW 확대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6년 10월 02일(금) 10:51
▲ 광주 군공항 반도체클러스터 부지

전력망 포화로 막혀 있던 호남의 신규 재생에너지 계통접속이 단계적으로 재개된다. 정부는 10월 1일 호남권 계통관리변전소 지정을 해제하고 기존 접속 대기 사업자의 조기 접속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신규 사업은 2027년 1월부터 접수한다. 다만 변전소별 여유 용량과 전력망 보강 여건에 따라 실제 접속 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력망 혁신대책’을 보고했다. 태양광·풍력 발전이 집중된 호남은 송·배전망 병목으로 신규 사업의 계통 진입이 제한돼 왔으며, 정부는 기존 방식이 유지될 경우 신규 접속이 2034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이번 대책은 송·배전망을 새로 건설하는 것과 별도로 기존 전력망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해 재생에너지 수용 여력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발전량이 몰리는 시간에 출력을 일시적으로 줄이는 조건으로 전력망 연결을 허용하는 ‘유연접속’을 확대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이용해 낮에 생산한 전력을 저장했다가 계통에 여유가 있을 때 내보내는 방식도 도입한다.

유연접속이 적용되면 일반 배전선로의 태양광 접속 한도는 14MW에서 16MW, 변압기는 50MW에서 60MW로 높아진다. 정부는 이를 통해 호남에서 태양광 2.6GW를 추가로 계통에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업자가 ESS 등을 활용해 실제 송전 출력을 허용 범위 안에서 관리하는 ‘자율접속’도 도입할 계획이다.

전력망을 선점하고도 실제 사업이 장기간 진행되지 않는 사업자의 접속권도 조정한다. 정부는 허수 사업 점검을 통해 이미 약 9GW 규모의 접속권을 회수했으며, 장기 지연된 해상풍력 등의 접속 시기를 실제 추진 일정에 맞춰 조정하면 2030년까지 호남에서 10GW 이상의 접속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접속권 배분 방식도 바뀐다. 2027년 1월부터는 기존 선착순 방식 대신 재생에너지 경쟁입찰 낙찰 사업에 원칙적으로 계통 접속권을 부여할 방침이다.

실제 접속 시점은 변전소의 포화 정도에 따라 갈린다. 호남 변전소 87곳 가운데 여유가 있는 46곳은 신규 접속이 비교적 빠르게 이뤄질 수 있지만, 포화된 41곳은 ESS 설치와 변전소 신설 등 계통 보강에 맞춰 단계적으로 접속이 허용된다. 변전소별 여유 용량과 신청 방법은 한전이 공개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제도 개편과 ESS 활용, 접속권 조정 등을 통해 2030년 호남의 재생에너지 송전 수용능력을 현재 37GW에서 64GW로, 배전 수용능력은 18GW에서 30GW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국적으로는 송전 기준 119GW에서 171GW, 배전 기준 84GW에서 110GW로 늘린다는 목표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호남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수도권으로 보내기보다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 원칙을 강조했다.

호남권 계통 수용 여력이 확대되면 재생에너지 사업의 진입 여건은 개선될 전망이지만, 실제 사업 가능 여부는 변전소별 접속 여력과 출력제어 조건, ESS 구축 시기, 경쟁입찰 결과 등에 따라 달라진다. 계통관리변전소 지정 해제 이후 기존 대기 사업이 어느 정도 조기에 연결되고 신규 사업에 실제로 얼마나 많은 접속 여력이 돌아갈지가 이번 대책의 실효성을 가를 전망이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이 기사는 영암열린신문 홈페이지(www.openmedia.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openmedia.co.kr/article.php?aid=3602177840
프린트 시간 : 2026년 10월 02일 16:1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