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이 지난 19일 군청에서 민선 8기 농정 혁신의 윤곽을 제시하는 ‘농정대전환 프로젝트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지역 농민과 농업 관련 단체, 전문가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군은 ‘활기찬 농민, 쾌적한 농촌, 돈 잘버는 농업’을 비전으로 내세우고 ▲농가소득 중심 맞춤형 농업기반 구축 ▲미래농업 선도 스마트 청년농업인 육성 ▲농산물 유통·가공 혁신 고부가가치 창출 ▲기후위기 탄소중립 및 치유·관광농업 선도 ▲전국 최고 영암한우 브랜드 육성 ▲미래를 준비하는 영암형 신농업정책 개발 등 6대 전략을 제시했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민선 8기 공약사항인 ‘잘사는 농촌, 잘사는 영암’ 실현을 위해 군정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연말까지 세부 실행계획을 마련해 본격 추진에 나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 군수는 연도별 목표치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우선 현재 272명에 그치는 1억원 이상 고소득 농가를 2026년까지 500호로 늘리고, 청년농업인도 현 309명에서 2030년 1000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1.07ha에 불과한 스마트팜 면적을 2030년까지 101.41ha로 100배 가까이 확장하고, 농산물 계약재배와 통합RPC 건립, 로컬푸드 직매장 8개소 확충 등을 통해 농산물 부가가치를 제고한다는 구상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농정분야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고, 유기농업 확대와 치유·관광농업 활성화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한우 부문에서는 한우 송아지 브랜드 육성, 친환경 축산 인증 확대 등을 추진해 명품 영암한우를 전국에 알린다는 전략이다.

군은 이같은 시책 추진으로 2022년 전남 평균 4500만원 수준인 영암 농가 소득을 2027년 7000만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공청회에 참석한 일부 농민들은 군이 제시한 농정 비전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특히 영암군친환경농업협회 김봉식 회장은 도전적인 청년농업인 육성 목표와 관련해 우려를 표명했다.

김 회장은 “청년농들이 창업 실패로 빚더미에 앉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엄중한 상황인데, 실태파악도 안 된 상태에서 1000명 육성을 내세우는 건 무책임하다”며 “오히려 청년농가의 부채만 늘어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예산 지원을 받은 ‘항암쌀’ 계약재배 단가가 일반 친환경 농가보다 오히려 낮고, 생산된 쌀도 영암 브랜드로 팔리지 않아 실익이 없다”며 “전체 친환경 농가를 아우르는 종합계획 없이 몇몇 사업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회장은 ‘영암군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계획’ 수립 용역과 관련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5개년 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 과정에서 정작 농업 현장 의견수렴은 외면한 채 불투명하게 예산만 쓰고 있다”며 “당초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지적된 농민 인터뷰·간담회 부재 문제가 최종보고회에서도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농업회사법인 지원사업 등 굵직한 현안을 추진하면서도 정작 농민 의견을 듣는 데는 인색했다”며 행정력 낭비라고 질타했다.

이와 관련해 공청회 계획서에 따르면, 영암군은 ‘협치농정위원회’와 분야별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해 농민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우 군수도 공청회에서 농민이 농정의 최우선 수요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다양한 의견을 청취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아울러 영암군은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토대로 8월까지 농정대전환 프로젝트 최종안을 마련하고, 11월에는 그간의 성과와 한계를 짚어보는 보고회를 연다는 방침이다.

웅장한(?) 비전 실현을 위해 첫발을 내디딘 영암군의 농정 혁신이 구체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