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이 인구감소 문제 해결을 위해 ‘인구 전입 유공 장려금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영암군에 따르면 이 사업은 올해 말까지 5인 이상의 전입 실적이 있는 기관, 기업, 단체를 대상으로 최대 300만원의 장려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입 인원이 100명 이상인 경우 300만원을, 50명 이상 100명 미만인 경우 200만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영암군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로 100명 이상 전입이 가능한 관내 기업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사실상 최대 지원금인 300만원의 수혜 대상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더욱이 소규모 사업체나 단체의 경우 상대적으로 혜택을 받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지원금 규모가 인구 유입을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영암군이 전입 장려금 지원 사업에 투입하는 예산 규모는 한 해 최대 1,00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 하지만 영암군의 인구감소 추세를 고려하면 이는 사실상 ‘눈 가리고 아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10년 전인 2014년 약 6만 명이던 영암군의 인구는 올해 2024년 약 5만 2천 명으로, 무려 15%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가파른 인구감소 추세를 감안할 때, 제한된 예산 투입만으로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전입 장려금 지원사업은 예산 낭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인근 지자체들 역시 유사한 인구 유치 정책을 이미 시행 중이거나 추진 예정이다. 장흥군은 ‘2023년 인구 전입유공 장려금 지원사업’을 통해 3명 이상 전입 기관과 개인에 최대 500만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진도군도 2019년부터 10명 이상 전입 기관에 최대 300만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해왔다.

관련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 관계자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 인구를 늘리기 어렵다 보니 단체장들이 쉽게 업적으로 포장할 수 있는 시도를 하는 셈”이라면서 “자칫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전남 지역 지자체들이 앞다퉈 내놓은 전입 장려금 정책은 인구 유치 실적을 위한 단기적 처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지자체 간 경쟁적인 인구 유치 정책이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결국 한정된 인구를 단순히 지자체 간에 이동시키는 제로섬 게임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실질적인 인구증가 효과는 미미한 반면, 재정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구감소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을 위해서는 단기적 처방을 넘어선 장기적이고 내실 있는 인구정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청년층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출산과 양육, 교육, 문화, 의료 등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종합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영암군을 비롯한 전남 지자체들의 인구 늘리기 정책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단순한 전입 장려금 지급을 넘어, 지역민의 정주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눈앞의 실적에 급급한 행정이 아닌,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진지한 고민과 실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