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NEWS 광주전남 유튜브 갈무리]

영암군이 불법 폐기물 처리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정작 비용 회수는 요원해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금 낭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암군은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총 3~4차례에 걸쳐 행정대집행을 단행, 관내 한 폐기물 업체가 방치한 1만 5천여 톤의 폐기물 중 9천 톤을 처리했다. 이 업체는 수년간 폐기물을 무단으로 투기하다 사업장을 폐쇄한 채 행방을 감췄다. 방치된 쓰레기더미에서는 잇따라 화재가 발생했고, 침출수가 고스란히 흘러나와 주민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에 영암군은 주민 건강과 환경오염 우려를 이유로 행정대집행에 나섰다. 애초 1만 5천여 톤 전체를 처리하고자 했으나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9천 톤만 걷어내는 데 그쳤다. 행정대집행에는 무려 24억 원의 비용이 투입되었다. 환경부 예산 지원이 있었지만 영암군 입장에선 상당한 재정적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나머지 6천 톤의 쓰레기는 처리되지 않은 채 여전히 방치돼 있는 상태다. 폐기물 규모가 워낙 방대한 데다 추가 예산 확보도 쉽지 않아 남은 쓰레기를 당장 치우기도 어려운 처지다. 결국 추가적인 행정대집행이 불가피할 전망이지만, 영암군으로선 비용 마련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영암군이 폐기물 처리 비용 회수에 어려움을 겪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폐기물을 방치한 업체 대표에게서 비용을 추징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영암군은 불법 폐기물 적재 혐의 등으로 업체 대표를 고발했지만, 해당 대표는 현재 별다른 재산이 없고 경제활동도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돈을 물어내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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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폐기물이 있는 토지를 낙찰받은 사람에게서도 처리 비용을 받아내기 힘들다. 영암군 환경지도팀 황철현 팀장에 따르면 새 주인은 토지에 방치된 폐기물의 존재를 알고도 낙찰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당 낙찰자는 환경 허가증이 있는 폐기물 처리 업체의 권리의무를 승계하지 않았기에 쓰레기를 치울 책임이 없다는 게 환경부의 법리 해석이다.

영암군은 토지 매매 당시 쓰레기 존재를 인지하고 낙찰받은 것으로 보고, 환경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건의했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결국 영암군은 새 토지 주인에게 폐기물 처리를 명령할 수도 없는 속수무책의 처지에 놓였다.

영암군의 폐기물 처리 후 비용 미회수 사태는 비단 영암군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실제 전남도 내에서만 관련 미회수 금액이 67억 4천300만 원에 달한다. 불법 투기된 폐기물 처리에 비용을 대는 것도 모자라 막대한 세금을 놓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영암군은 거액의 세금을 투입해 폐기물을 처리하고도 비용을 한푼도 회수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폐기물 처리 비용 회수와 관련해 중앙정부 차원의 제도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황철현 영암군 환경지도팀장은 “아무리 법리 해석이 지자체의 비용 회수에 불리하다 해도, 환경부에서는 각 지자체가 대응할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이대로라면 지자체의 행정력만 낭비하는 꼴”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불법 폐기물 처리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