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억 들인 글로컬미래교육박람회, 강제 동원에 예산 낭비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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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억 들인 글로컬미래교육박람회, 강제 동원에 예산 낭비 ‘도마’
전남교육청, 학생 8만명 동원 ‘일회용 박람회’ 개최
과도한 인파에 체험 기회 부족, 참가자 88% “불만족”
“급식 질 낮고, 쉴 곳 없어” 학부모들 불만 폭발
교육계 “내실 없이 전시성만 앞세운 행사” 강력 비판
  • 입력 : 2024. 06.14(금) 16:46
  • 선호성 기자

전남교육청이 16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최한 ‘2024 글로컬미래교육박람회’가 강제 동원과 졸속 추진으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2일까지 여수 엑스포장에서 열린 이번 박람회는 지역 중심 교육 생태계 안에서 세계와 소통하는 미래교육 청사진을 제시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하지만 환경오염 문제부터 불거졌다. 제보된 사진 속에는 대규모 현수막과 일회용품 사용으로 인해 버려진 쓰레기가 수북이 쌓여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급조된 행사장 시설 역시 행사 종료 직후 철거되면서 일회용 행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 글로컬미래교육박람회 행사장에서 사용된 일회용품 쓰레기가 버려진 모습

여기에 행사 규모에 걸맞지 않는 준비 부족과 무리한 일정으로 인해 혼선이 빚어졌다. 전교조 전남지부가 체험학습 인솔교원, 프로그램 운영교원, 개인 참여 교육가족 등 7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88%가 불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험학습에 대한 불만의 이유로는 과도한 인파로 인한 체험 기회 부족, 장거리 이동에 따른 시간 부족, 체험 대상이 모호한 중구난방식 프로그램 등이 지목됐다. 실제로 한 설문 응답자는 “학생이 과도하게 붐벼 체험 기회가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학생들에게 제공된 점심 식사와 관련한 불만도 제기됐다. 제보된 사진을 보면 반찬이 전혀 없이 1회용 접시에 담긴 식사가 1만 원에 판매된 정황이 확인된다. 참가 학생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글로컬미래교육박람회 행사장에서 학생들에게 판매된 1만원짜리 점심 사진

참가 학생들이 쉴 만한 공간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다. 제보 사진 속에는 그늘진 길바닥에 앉아 식사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 쉴 공간이 부족해 그늘진 길바닥에서 쉬거나 식사하는 학생들

무엇보다 전남교육청이 도내 750개교 학생들을 강제로 동원해 체험학습에 참여시킨 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행사 기간 중 8만 2천여 초중고생이 동원됐는데, 이는 언론에 보도된 사전관람신청 16만 명의 절반에 달한다. 반면 다른 시도에서 참여 신청한 인원은 555명에 불과했다.

교사와 교육청 직원들의 과도한 동원도 문제로 제기됐다. 교육활동에 매진해야 할 교직원들이 주차 안내, 교통통제, 홍보 등에 동원돼 본연의 임무에 지장을 받았다는 것이다. 교육감 홍보를 위해 교직원 카톡 프로필 사진 변경을 종용하고 응하지 않으면 추적했다는 제보도 있었다.

▲ 글로컬미래교육박람회 행사장에 마련된 전시행사 모습

예산 운용 과정에서도 석연찮은 점이 발견됐다. 본래 40억 원으로 잡힌 행사 예산이 1차 추경에서 59억 원으로 불어났고, 이후 본예산과 추가경정예산을 거치며 165억 원까지 치솟았다. 전남도의회 교육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남교육청이 이례적 방식으로 예산을 확보하고 집행한 것이다.

정작 내실은 부실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체험프로그램 대다수가 단순 만들기 수준에 그쳤고, 특정 노조의 홍보 부스가 교육청 홍보관인 양 운영되는 등 행사 취지를 벗어난 모습도 있었다. 미래교육의 방향성과 내용을 제시하기보다 첨단 기기 시연에만 치중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 글로컬미래교육박람회 행사장에 마련된 정체불명의 부스

이에 교육 단체와 일선 학교에서는 내실 있는 교육활동에 쓰여야 할 예산을 전시성 행사에 쏟아붓는 행태를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의미 있는 교육의 장을 마련하기보다 보여주기식 행사에 몰두한 교육감의 행보를 실망스러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박람회 사태로 인해 대형 행사에 매몰된 지역 교육청의 행태가 도마에 오르게 됐다. 앞으로 유사 행사 개최 시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학생과 교사가 주체가 되는 교육 행사가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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