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남교육청이 5월호 전남교육 TIP(팁)콕에 게재한 ‘현장체험학습! 3김타파’ 청렴 캠페인 내용 |
“교사는 잠재적 부패 행위자인가? 보호해야 할 교육주체인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남지부는 지난 12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전남교육청의 ‘현장체험학습! 3김타파’ 청렴 캠페인을 향해 날선 비판을 제기했다. 교사들이 인솔 중 사고 발생 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위험에 체험학습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교육청이 실질적 대책 대신 교사 청렴 문제를 부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속초 사망사고와 교사 형사처벌, 현장체험학습 기피 현상 확산
현재 교육계 혼란의 출발점은 2022년 11월 속초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학생 사망 사고다. 이 사고는 전국 교육계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상황을 더 악화시킨 것은 지난 2월 11일 춘천지방법원이 해당 사건의 인솔교사에게 금고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판결이었다. 법원은 교사가 학생 대열의 선두에서 한 번만 뒤를 돌아본 점을 과실로 지적했다.
전교조는 3월 24일 첫 성명서에서 “교사 한 명이 수십 명의 학생 안전을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현실적 한계를 외면한 것”이라며 “교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내모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판결 이후 교사들의 불안은 더욱 고조됐으며, 2025년 3월 울산 현장체험학습에서도 학생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전교조 전남지부는 최근 성명서에서 “속초 체험학습 중 발생한 학생 사망사고와 인솔 교사 형사처벌 이후, 체험학습은 교육이 아닌 ‘형사책임의 위험’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다수 학교가 일정을 취소하거나 유예 중이며, 일부는 학부모 요청에 마지못해 일정을 추진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교사들의 서명운동과 반복된 대책 요구
교사들의 불안이 커지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현장체험학습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지난 2월 13일부터 3월 13일까지 진행된 서명에는 전국 32,350명, 전남에서만 1,251명의 교사가 참여해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1인실은커녕 특실을 준다 해도 안 간다”, “취침은 고사하고 밤새 안전지도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며 현장체험학습을 기피하는 현상이 확산됐다. 이는 현장체험학습이 더 이상 교육활동이 아닌 위험부담이 큰 업무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남교육청의 대응과 현장의 불만
심각성을 인지한 전남교육청은 3월 25일 퇴직 공무원으로 구성된 보조인력풀 운영과 교육공동체 공감 토크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다음날인 3월 26일 진행된 ‘공감 토크’에 대해 전교조 전남지부는 “대책이나 결론 없는 공감으로 끝나 오히려 현장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후 4월 22일 두 번째 성명서를 통해 전교조는 교육청의 대응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학교가 받을 실질적 지원은 ‘명단’뿐”이라며 “해당 인력은 지원청이 직접 운영 배치하는 구조가 아니라, 학교가 개별 연락, 신원조회, 계약 절차까지 모두 떠맡아야 해 오히려 학교의 업무 부담이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4월 말부터 본격적인 봄 현장체험학습 시즌이 시작됐지만, 많은 학교들이 안전 문제로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교사들은 “안전요원은 어디서 구하나, 절차는 어떻게 밟아야 하나, 이것저것 안전 기준 준수 철저, 학부모 민원 염려”라는 혼란 속에서 행정과 실행의 전 과정을 감당해야 했다.
‘3김타파’ 청렴캠페인이 일으킨 새로운 논란
이런 상황에서 5월 초 전남교육청이 5월호 행정업무 최적화 뉴스레터에서 시작한 ‘현장체험학습! 3김타파’ 청렴 캠페인은 새로운 논란을 일으켰다. 이 캠페인은 ‘온김에’, ‘간김에’, ‘한김에’ 등 체험학습 시 발생할 수 있는 일정 변경이나 특혜 요청을 근절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교조는 5월 12일 세 번째 성명서를 통해 이 캠페인이 현실을 완전히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교사들이 형사처벌 우려로 체험학습 자체를 기피하는 상황인데, 교육청은 마치 교사들이 부당한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인 문제인 것처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교사는 잠재적 부패 행위자인가? 보호해야 할 교육주체인가?”라는 전교조의 반문은, 교육청이 교사를 보호하기보다 잠재적 비리 집단처럼 취급하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다. 전교조는 “현장 교사를 우롱하는 처사”이자 “결과적으로는 업체 편의에 맞춘 홍보를 교육청이 대신하고 있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전교조의 구체적 대책 요구와 타 시도 교육청과의 대비
전교조 전남지부는 5월 12일 성명서에서 네 가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교사에게 민형사상 책임이 전가되지 않도록 보호 조항이 명시된 조례 즉시 제정·개정 ▲교내 방문형 체험학습이 대안이 될 수 있도록 조례와 지침 개정 및 체험처 발굴·예산 지원 ▲인력 확보가 어려운 학교에 교육청이 직접 보조 인력 배치 ▲체험학습 예산의 교내 교육활동 전환과 인력확충을 위한 예산운용 지침과 조례 개정 등이다.
전교조에 따르면 다른 시도 교육청들은 현장체험학습 유예, 안전요원 추가 배치, 교내 대체 프로그램 운영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반면 전남교육청의 대응은 현황 파악과 형식적인 대책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다.
현재 전남지역 학교들은 체험학습에 대한 불안과 책임 부담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논란은 학생 안전과 교사 보호, 교육행정의 책임 소재에 관한 복합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으며, 향후 교육청의 실질적 대응이 주목된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9(화)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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