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금정농협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농금원이 내놓은 ‘책임자를 특정할 수 없다’는 결론은 20년 넘게 부당한 관행에 신음해 온 대봉감 농가에 또 한 번의 배신으로 다가왔다. 석 달간의 조사 끝에 농금원이 내놓은 결론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단지 오해였다’는 책임 회피성 발언에 불과했다.
농금원이 제시한 ‘2~3일 내 손해평가’라는 개선안 역시 현실과 동떨어진 약속이다. 지금까지 일소 피해 접수부터 조사까지 평균 20일이 소요되었던 상황에서, 갑자기 3일 내로 단축하겠다는 것은 현장을 무시한 결과물이다. 떫은감은 일소 피해 후 2~3일 이내에 낙과하고 3일 안에 부패하는 특성이 있어, 현행 시스템에서는 피해 증명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NH농협손해보험의 태도다. 자신들의 보험금 지급 관행이 도마 위에 올랐음에도 간담회에 참석조차 하지 않은 무책임한 자세는 농민을 대한다는 농협의 기본 정신에 심각한 의문을 던진다.
현재 농작물재해보험은 품목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감 기준으로 일률적인 보상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떫은감과 단감은 같은 감이라도 생리적 특성이 전혀 다르다. 기후위기 시대에 농작물재해보험은 농가 존립을 좌우하는 필수적인 안전망인데, 이 안전망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으니 농민들의 분노는 당연하다.
농금원과 농협손보는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명하고, 피해 농가에 대한 실질적 보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떫은감의 특성을 고려한 보험상품 개발과 조사 체계의 현실화가 시급하다. 책임 회피와 공허한 약속은 20년간 쌓인 농민들의 불신만 더욱 깊게 할 뿐이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9(화) 07: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