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공익사업은 지역발전의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 목포신항 대체진입도로 건설 역시 지역물류 활성화와 교통 편의를 위한 중요한 사업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모밀항 마을 주민들의 절실한 요구가 외면되는 현실은 우리에게 ‘진정한 공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현장을 직접 찾아간 결과, 농번기 한창인 지금 주민들은 급경사의 위험한 우회도로를 오가며 생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농기계 전복 위험이 상존하는 임시도로는 ‘공익’이라는 이름 아래 주민 안전이 희생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하루 일이 사흘 걸린다”는 주민들의 호소는 단순한 불편함이 아닌 생존권 침해의 문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관계기관들의 무책임한 태도다. 영암군과 목포지방해양수산청은 통로박스 설치 여부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으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다. 지난 2021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친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동안, 주민들의 신뢰는 무너졌다. 공공기관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누가 그들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물론 국책사업이 모든 개인의 요구를 수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주민 생존권의 기본적 보장은 협상의 대상이 아닌 필수 전제조건이어야 한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도 명시된 주민 이동권 보장 의무는 선택이 아닌 법적 책임이다. “법적으로 가능한 부분이 없다”는 해양수산청의 답변은 법규에 대한 편의적 해석이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공익사업의 성공 여부는 단순히 준공 시점에 맞춰 완료되었는가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이루었는가에 달려있다. 지금이라도 관계기관은 농번기 주민들의 절박한 상황을 인식하고 즉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당장 우회도로의 안전 확보와 적절한 보상체계 마련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9(화) 07: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