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돼지농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네팔 청년 뚤시 푼 머거르의 이야기가 신문 사회면에 큼지막하게 실렸다.
그의 죽음은 이미 국경을 넘어 네팔 현지 언론에 “EPS로 떠난 네팔 노동자들, 한국에서 고문 받아”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청정지역 전남에서 구제역으로 전국적 명성을 떨친 영암군이 이번엔 이주노동자 사망 사건으로 전 세계에 그 이름을 떨치는 꼴이 되었다.
농장주는 이제 구속되었다지만, 어디 그것이 하루아침에 생겨난 일이던가. 6개월간 폭행과 괴롭힘이 자행되었다는데, 이주노동자들이 수차례 신고했으나 묵살되었다는 얘기에 가슴이 메어온다.
한 네팔 노동자가 파출소에 신고했으나 “다음에 또 맞으면 오라”는 대답을 들었단다. 노동부를 찾아간 이에겐 “1건으로는 접수가 안 된다”고 했다니, 이게 어떤 행정의 절차인가. 다음엔 시신으로 와야 접수가 되는 건가.
“사업장 변경 제한으로 노동자는 업주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의 경고가 눈에 밟힌다. 제도의 틈새가 죽음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외국인 근로자도 동등한 존재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
누가 이들을 동등한 존재로 바라보지 않았는가? 우리의 침묵이 그들의 신음소리를 지워버린 것은 아닌지. 행정은 그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물줄기라지만, 가끔은 거슬러 오르는 시냇물처럼 아래에서 위로 흘러야 하지 않을까.
지금은 가해자 처벌에만 관심이 쏠려 있지만, 오늘도 영암 곳곳에는 보이지 않는 이들의 땀과 눈물이 흐르고 있다. 그들은 우리 밥상의 그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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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9(화) 07: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