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가 되어버린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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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가 되어버린 말들
  • 입력 : 2025. 05.30(금) 10:26
  • 영암열린신문

오늘 아침, 베란다의 화분에 물을 주다가 문득 생각했다. 말도 식물처럼 가꾸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어제 밤 본 대통령 후보 토론회는 내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누군가의 입에서 나온 말들이 썩은 나뭇가지처럼 부러져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이가 내뱉은 말은... 아, 나는 그 말을 여기에 옮겨 적을 수조차 없다. 여성의 신체를 모독하는 그 끔찍한 비유를 어떻게 내 글에 담을 수 있겠는가.

그 순간, 나는 30여 년 전 윤금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로 돌아갔다. 콜라병, 우산대, 성냥개비... 평범한 일상의 물건들이 어떻게 그토록 끔찍한 도구가 될 수 있었을까.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대통령 후보가 그와 비슷한 이미지를 정치적 수사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며칠 전, 동네 재활용 센터를 지나가다가 분류되지 않은 쓰레기 더미를 보았다. 썩지도 않고 태워지지도 않는 것들이 한데 뒤엉켜 있었다. 문득 요즘 정치인들의 말이 꼭 그런 쓰레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활용도 안 되고, 자연분해도 안 되는, 그저 세상을 오염시키기만 하는.

공감이라는 것은 참 신기한 능력이다. 남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느끼는 것.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자질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권력을 쥐려는 이들에게서 그런 공감의 흔적을 찾기란 왜 이리 어려운 걸까.

물을 다 준 화분들이 아침 햇살에 반짝인다. 저 화분들처럼 맑고 깨끗한 말들로 세상이 채워지면 얼마나 좋을까. 부디 다가오는 선거에서는 적어도 인간의 존엄을 모독하지 않는,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그런 평범한 품격을 지닌 사람이 뽑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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