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할머니, 장애 손녀와 19년…“끝까지 지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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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 할머니, 장애 손녀와 19년…“끝까지 지킬 것”
출산 직후 엄마 떠나 홀로 남매 양육
공공근로하며 뇌병변장애 손녀 돌봐
군, 달뜨는집·양육비 등 17년간 지원
  • 입력 : 2025. 06.13(금) 11:05
  • 선호성 기자

영암군 삼호읍에 거주하는 75세 할머니가 2006년부터 19년간 외손자와 뇌병변장애를 가진 외손녀를 홀로 키워온 사례가 가정위탁제도의 모범사례로 소개됐다.

영암군은 11일 올해 2분기 위탁가정 정기 실태점검을 진행하면서 이 가족을 17년간 이어온 가정위탁제도의 성공 사례로 발굴했다고 밝혔다.


출산 직후 사라진 엄마, 할머니가 양육 결심

이 가족의 사연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태어난 여동생은 인큐베이터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는데, 친모가 병원에서 연락두절됐다. 외할머니는 생명이 위태로운 갓난아기와 당시 3살이던 외손자를 영암 자택으로 데려와 양육을 시작했다.

2007년 부모가 이혼하면서 친부와도 연락이 끊겼고, 2009년 여동생은 뇌병변장애 판정을 받았다. 뇌병변장애는 뇌의 손상으로 인해 운동기능과 자세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으로, 여동생은 혼자서 앉거나 서지 못하고 기저귀를 착용한 채 누워서 생활해야 했다.


관절염 앓으며 공공근로로 생계 유지

관절염 등 만성질환을 앓던 할머니는 공공근로사업에 참여하며 두 아이의 학교생활과 식사, 재활치료를 도맡았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손녀의 일상생활 전반을 돌보는 일은 고령의 할머니에게 육체적으로 큰 부담이었다.

영암군은 2012년 이 가족을 기초생활수급 가정으로 등록했고, 2013년에는 무상임대주택인 ‘달뜨는 집’에 입주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2018년부터는 가정위탁보호제도에 등록해 양육보조금과 세대위로금, 대학입학준비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외손자 대학 재학, 여동생 특수학교 졸업

19년간의 헌신적인 양육과 행정 지원이 결실을 맺었다. 현재 22세인 외손자 김영인(가명) 씨는 군 복무를 마치고 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여동생도 장애인 특수학교를 졸업했다. 최근에는 연락이 끊겼던 친모와도 연락이 닿아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공유하고 있다.

김 씨는 “할머니는 제게 엄마보다 더 엄마 같은 존재”라며 “그 긴 시간 동안 한 번도 포기하지 않으셨다. 이제는 제가 할머니와 동생을 지킬 차례”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이제는 이 아이가 없으면 나도 살 수가 없다”며 “내 힘이 닿는 한 끝까지 아이를 지키며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위탁가정 23세대 31명 정기 점검 중

영암군은 현재 5~6월 2분기 위탁가정 23세대 31명을 대상으로 정기 실태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점검 항목은 ▲아동 생활 및 건강관리 상태 ▲개별 아동 맞춤형 보호계획 수립 및 이행 실태 ▲후원금·보조금 집행 내역 ▲가정위탁가정 양육환경 및 아동 정서 상태 등이다.

군은 이번 점검을 바탕으로 아동 의견 청취 절차를 강화하고, 민감 사안의 경우 외부 전문가가 동행해 점검하는 등 제도를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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