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소 기준에 발목 잡힌 영암군…“독천 낙지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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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소 기준에 발목 잡힌 영암군…“독천 낙지밖에 없었다”
남도음식거리 마지막 기회, 한우·장어 대신 ‘낙지’로 승부수
  • 입력 : 2025. 06.13(금) 11:10
  • 선호성 기자
▲ 영암군청 공식 인스타그램에 소개된 독천낙지거리

영암군이 마침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남 22개 시군 중 마지막 남은 3곳에 이름을 올린 영암군이 선택한 것은 ‘독천 낙지거리’였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다른 선택지가 없었어요”

9일 오후, 영암군 관광과 먹거리위생팀 담당자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전남도가 정한 ‘동일 음식점 6개소 이상’이라는 기준. 이 숫자 하나가 영암군의 발목을 잡았다.


한우도, 장어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

‘영암’ 하면 떠오르는 것 중에는 월출산 아래 자란 매력한우와 민물장어가 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6개소를 채우지 못했다.

“한우가 유명하니까 한우라든지, 장어가 유명하니까 장어라든지… 도(道)에다가도 몇 번 타진을 했지만 무조건 6개소가 안 되면 지원할 수가 없다고 못을 박으셨어요”

담당자의 설명이 이어졌다. “여수 같은 데는 국밥거리, 하모거리, 포차거리 이런 것들도 다 남도음식거리로 지정해달라고 하는 판인데, 영암에서 6개소도 못 맞춰오면 아예 자격이 안 되는 걸로 탈락시킬 거라고…”

결국 영암군이 찾아낸 유일한 답은 독천이었다. 낙지볶음, 갈낙탕, 연포탕… 낙지만 들어가면 모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무안과 겹친다? “알지만 어쩔 수 없다”

기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무안에 이미 뻘낙지거리가 있는데, 콘셉이 겹치지 않나요?”

“맞아요. 무안, 신안이 이미 낙지요리로 남도음식거리가 지정돼 있어서 대표성에 대해서는 (겹쳐서) 저희가 약하기는 한데…”

잠시 말을 멈춘 담당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만약에 이걸 안 한다고 하면 아예 저희가 공모를 포기해야 되는 거예요. 올해는…”


그래도 희망은 있다

하지만 영암군은 포기하지 않았다. 구례, 화순과의 경쟁을 앞두고 “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상대 전략까지 분석했다는 후문이다.

인접한 나주, 목포, 무안, 장흥, 강진, 해남. 모두 남도음식거리를 갖고 있다. 영암만 없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6월 중 발표회와 현장평가를 거쳐 7월 초 운명이 결정된다. 만약 떨어진다면? 내년에는 공모 자체가 있을지도 미지수다.


영암의 고민, 우리의 숙제

10억 원이라는 사업비도 사업비지만, 영암군에는 자존심의 문제다. 전남에서 유일하게 남도음식거리가 없는 3개 군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낼 마지막 기회.

독천 상인들은 아직 이 소식을 모른다. “현장평가 날짜가 나오면 그때 이장님이랑 상인회랑 얘기해 보려고요”라는 담당자의 말처럼, 본격적인 준비는 이제부터다.

영암이 낙지로 승부수를 띄웠다. 비록 무안과 테마가 겹치고, 한우와 장어를 포기해야 했지만, 이것이 영암의 선택이다.

전남도의 획일적인 기준이 옳은지, 지역 특성을 살리지 못하는 이런 선택이 과연 최선인지는 또 다른 문제다. 하지만 당장 영암군 앞에 놓인 현실은 명확하다.

독천 낙지거리, 그것이 영암의 마지막 카드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키워드 : 남도음식거리 | 독천낙지거리 | 영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