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주민들에게 국가산단 부담까지 지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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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주민들에게 국가산단 부담까지 지우는가
  • 입력 : 2025. 06.13(금) 12:59
  • 영암열린신문

지방 중소도시가 대도시보다 비싼 수도요금을 부담하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현실이다. 인구 밀도가 낮고 급수 구역이 넓으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구조적 불리함을 안고 있는 농촌 지역 주민들에게 국가가 조성한 산업단지의 노후화 비용까지 떠안으라는 것은 과연 정당한가.

영암군의 유수율은 53%로 전남 최하위다. 그 핵심 원인은 36년 된 대불 국가산업단지의 노후 상수관로다. 전체 물 사용량의 25%를 차지하는 이 산단 때문에 영암군은 5년간 49%라는 가파른 요금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국가산단을 보유한 여수시도 유수율 62.2%로 시 단위 중 최하위다. 반면 2009년 조성된 함평 빛그린산단을 보유한 함평군은 74.4%로 양호하다. 산단의 노후화 정도가 직접적으로 주민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인 것이다.

이미 도시보다 불리한 조건에서 수도 서비스를 유지하는 농촌에,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조성한 산단의 노후화 비용까지 전가하는 것은 이중의 차별이다. 국가산단의 혜택은 전 국민이 누리지만, 노후화 부담은 오직 해당 지역 주민만 진다. 특히 재정이 열악한 군 단위 지자체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정부는 더 이상 이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국가산단 노후 인프라 개선을 위한 별도의 국비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특별교부세 확대, 국가산단 시설 개선 특별회계 신설, 산단 관리 권한과 책임의 재조정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도농 격차가 심화되는 시대에, 농촌 주민들에게 국가 시설의 부담까지 지우는 것은 지역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일이다. 국가가 만든 시설의 노후화 비용은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상식이다. 이 상식이 정책으로 구현되기를 촉구한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