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영암경찰서는 현 부지에 183억 원을 투입해 신축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 실시설계까지 완료되고 설계비 9억 6천700만 원이 투입됐다. 정해진 수순대로 진행되던 사업이었다.
2022년 7월 우승희 군수 취임 이후 경찰서 부지가 조선시대 영암읍성 터 일부라는 점에서 역사문화공원 조성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해 11월 군수는 경찰서장과 이전 협의를 시작했다.
곧 난관에 부딪혔다. 기획재정부는 이미 투입된 설계비에 대한 보전 없이는 사업변경 불가 입장이었다. 지자체가 국가사업을 지원할 법적 근거도 없었다.
2023년 초 영암읍 도시재생주민협의체가 서명운동을 시작해 2천여명이 참여했다. 3월 영암군의회는 중앙부처에 건의문을 발송했다. 6월 기재부 현지 실사에서 국·공유지 상호교환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영암군은 영암읍 역리 2만 496㎡를 이전 부지로 확정했다.
결정적 전환은 2023년 말이었다. 강진군이 받은 감사원 사전컨설팅 결과가 영암군에도 적용됐다. ‘문화재 보존은 지자체 사무’라는 유권해석으로 매몰비용을 부지 교환에 포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영암군은 2023년 2회 추경에서 20억 원을 확보해 33필지 중 15필지를 매입했다. 올해 안에 나머지 매입을 완료하고, 2026년 설계를 거쳐 2028년경 현 부지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오는 24일 토론회는 이 1만㎡ 부지의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영암읍성 복원과 주민 편의시설의 조화가 핵심 과제다.
이번 사례의 시사점은 명확하다. 정부의 경직된 규정도 적법한 절차로 해결 가능하다. 지자체·의회·주민이 각자의 역할을 다할 때 변화가 일어난다. 복잡한 행정 문제일수록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확보될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다. 24일 토론회가 진지한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9(화) 07: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