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암면에서 관찰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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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암면에서 관찰되는 것들
  • 입력 : 2025. 07.04(금) 15:42
  • 영암열린신문

수년째 미암면 주민들과 매연과 악취로 갈등을 빚어오던 업체가 이번에는 J산업 명의로 스티로폼 제조공장 증설을 꾀하고 있다. 3개월 전 약속은 손바닥 뒤엎듯 파기된 셈이다. 이에 220여 명의 주민이 서명했고, 3개 마을 이장이 연명으로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Y환경, S업체, J산업은 법적으로는 별개 업체지만 실질적으로는 한 회사다. 공장등록을 회피하기 위해 500㎡ 이하로 쪼개 운영하면서 각종 규제를 피해 왔다. 위법행위도 일상화되어 있다. 과태료만 해도 수차례가 넘는다. Y환경은 허가외 연료 사용으로 경찰에 고발되었고, 배출허용기준 초과와 개선명령 위반으로 조업정지까지 받았다. J산업은 미신고 가동, 불법 개발행위, 폐기물 불법 반입 등을 저질렀다. 하지만 이런 처분들이 근본적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았다.

구조가 그렇다. 업체는 위법 적발되면 약간의 과태료를 내고 일부만 변경신고하는 식으로 대응한다. 전체 가동시간과 배출량이 공식 기록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니 대기환경보전법상 ‘종’ 상향도 피할 수 있다. 행정은 개별 신고 건에 대해서만 판단한다. 전체적인 환경 영향이나 누적 효과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담당자가 바뀌고 정책이 바뀌어도 기본 구조는 유지된다.

시간은 업체 편이다. 주민들은 12년째 같은 문제로 싸우고 있지만, 업체는 조금씩 확장해 왔다. 영암군청과는 수억 원에 달하는 수의계약을 매년 수행하고 있고, 인근 농협들과도 탄탄한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주민들은 지쳐가고 있다. 매연과 악취로 기관지염과 호흡기 질환을 앓으면서도 220명이 서명했지만, 이들이 몇 년 더 버티며 싸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업체의 확장 의지는 경제적 동기에 기반하므로 더 지속적일 수밖에 없다.

도덕적 호소는 효과가 제한적이다. 업체에게 지역사회 일원으로서의 책임을 요구해도 경제적 논리가 우선한다. 결국 변화는 외부 압력이나 상위 정책 변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렇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결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그것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다만 12년째 매연과 악취에 시달리는 주민들의 고통이 외면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미암면의 여름은 여전히 덥고, 갈등은 계속될 것 같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