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연대는 멀리 있지 않다. 들녘에서 꽃 피운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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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연대는 멀리 있지 않다. 들녘에서 꽃 피운 연대
광주·전남 대학생 농활대, 영암에서 펼친 4일간 연대의 기록
  • 입력 : 2025. 07.18(금) 13:53
  • 영암열린신문

영암 들녘에 모인 청춘들

지난 6월 26일 20대 초반의 청년들이 영암에 왔다. 광주여자대학교, 남부대학교, 동신대학교, 전남대학교, 조선대학교 등 다양한 학교의 학생들이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영암 시종면, 신북면에서 농촌 봉사 활동을 진행했다.

권혁주 영암군농민회 사무국장님께서 사전 준비를 워낙 잘하신 덕에 솔직히 나는 할 일이 거의 없었던 터라 그동안 해왔던 대로 기록을 남기는 일에 힘을 쏟아야겠다고 생각했다. 26일 신북면 영팔정에서 진행한 농활 발대식부터 사진으로 담았다.

농활 발대식을 진행하면서 고요하던 마을이 떠들썩해지고 농활 대표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전체 대표, 마을별 대표들의 발언에 이어 박종윤 영암군농민회장님의 발언이 이어졌다.

발대식을 마친 후 각 지역에 마련된 숙소에 짐을 풀고 오후 3시부터 작업이 시작됐다. 발대식이 신북에서 진행됐기에 나는 이동하지 않고 신북면으로 농활 온 친구들을 사진에 담았다. 인원을 나눠 고추밭 풀 뽑기, 과수원에서 감순 치기(대봉감), 고추 끈 묶기 작업에 투입되었다.



풀과 땀, 배움의 현장

신북에 대학생들이 농활을 왔다고 하니 신북면장님도 현장을 둘러보러 나온다 하셔서 그것도 사진으로 남겨놓으면 좋을 것 같아 신북면장님을 기다리는 동안 고추밭에 있었다. 대학생 친구들이 “이거 풀이에요?” 일일이 물어본다. 속으로는 의아했다. ‘오잉, 풀을 모른다고?’

하지만 이내 ‘도시에서 나고 자랐으면 모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잠깐 풀을 뽑았는데 친구들이 “우와. 우와.” 감탄해서 속으로 많이 민망했다.


농활 이틀째인 6월 27일에도 나는 신북면으로 향했다. 신북면농민회에서는 농약 빈 병 수거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는데, 27일 학생들과 함께 수거·분류 작업을 한다고 했다. 그 모습을 기록으로 담기 위해서였다.

오전에는 농가에 방문하여 모아놓은 빈 병을 수거하는 것이었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어 보였다. 점심 후 오후 3시부터 분류 작업을 하는데, 한낮의 더위를 피해 오후 작업은 3시부터 시작하였다. 분류장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옛 보건소 공터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셨다.


날이 더우니 냄새도 매우 심할 뿐만 아니라 잔류 농약이 있기도 해서 학생들이 정말 고생했다. 내가 다 미안해지더라. 그런데도 학생들은 미소를 잃지 않고 끝까지 해냈다.

27일 저녁에는 시종면농민회 사무실 2층에서 농민학생 간담회도 진행했다. 간담회에서는 전봉준 투쟁단의 ‘남태령 대첩’에 대한 얘기가 많이 오갔다. 남태령 대첩에 직접 참여했던 권혁주 영암군농민회 사무국장과 김봉식 영암군쌀생산자협회장의 당시의 상황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 있었고 학생들의 발언,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민주와 공동체의 정신이 발현된 현장이었다는 것에 모두가 공감했다.


영산강변에서 피운 환경 연대

농활 삼 일째인 6월 28일 오전에는 대학생 농활대, 영암고등학교 환경동아리 ‘푸른지구’ 선생님과 학생들, 참교육학부모회 영암지회 회원, 영암군농민회 회원이 함께 세한대학교 앞쪽의 영산강변 환경 정화 활동을 진행했다.

세한대 바로 앞쪽과 영산강 하구 방향 쪽으로 두 팀으로 나누어 쓰레기 줍기를 했다. 참교육학부모회 영암지회는 ‘초록살림’이라는 환경 소모임이 있는데 나는 그 활동도 하고 있고 집도 삼호여서 내가 사전 답사를 했기에, 영산강 하구 방향 쪽 팀을 인솔하며 함께 쓰레기를 주우며 학생들의 활동을 사진으로 담았다.

오전 9시부터 시작했는데 날은 금세 더워졌고 생각보다 많은 쓰레기에 나도 놀라고 학생들도 놀랐다. 환경 정화 활동을 마치고 소감을 나누는 시간에 영암고 학생도, 대학생도 “무심코 쓰레기를 버린 적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쓰레기를 절대 버리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얘기했다.

대학생 농활대 중 전남대학교 환경동아리 ‘지구수정’ 친구들도 있었는데 전남대에 와서 꼭 ‘지구수정’ 들어오라고 하고 영암고 학생들은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에 가면 꼭 환경동아리 활동 하겠노라고 하며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헌혈하러 가요?” - 변화와 성장

농활 마지막 날인 29일에는 농활 해단식을 진행했다. 노래 동아리 ‘바다’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주현군은 “10명이 하루 먼저 와 3박 4일 아닌 4박 5일 동안 농활을 했는데 피뽑기도 하고 멜론 줄기도 뽑고 모판도 정리하고 여러 가지 일을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모판 제거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시종면 농활 대장을 맡은 친구는(이름이 기억이 안 난다. 이 나이가 되니 건망증이 심하다.) “3박 4일 농활을 진행하는 동안 힘들기도 했지만 늘 힘든 일을 하고 있는 농민분들이 학생들 힘들까 봐, 몸 상할까 봐 막 쉬어가라고 챙겨주시고 사랑 가득 점심도 주시고 뭐든 하나라도 더 챙겨주셔서 더 감사한 농활이었다”며 “소비자 입장으로서는 알지 못했던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 온몸으로 배우고 국가의 무책임에 분노하고 동시에 국가를 위해 싸워오신 농민들분을 존경하는 마음을 가득 담게 된 농활이었다. 농활을 통해 배운 것들을 가슴 깊이 새겨서 사회 어디 나가서든 꼭 기억하고, 어디에 가서든 농민분들을 잊지 않고 생각하는 대학생들이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논에 피 뽑으러 가자 하니 한 학생이 진지하게 물었단다. “헌혈하러 가요?” 그랬던 친구들이 여러 농작업을 하면서 하나하나 알아가고 무엇보다 농촌의 현실, 농민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알고 배워가는 시간이었으리라 믿는다.

연대는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연대는 결코 멀리 있지 않다. 남태령에서 2030 세대들의 적극적인 연대, 영암 들녘에서의 광주·전남 대학생들의 연대. 우리가 있는 공간에서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 연대이다.

높은 텐션에 살짝 기가 빨리기도 했지만 사소한 것이라도 알려고 하고 힘들 텐데도 “선배님, 선배님” 하며 늘 웃으며 열심히 일하는 대학생들을 보며 농활 내내 엄마 미소로 보게 된 3박 4일간의 농활이었다. 그 친구들이 몰고 온 싱그러운 기운이 영암 들녘에 널리 퍼져 나갔으리라.

임순만 영암군농민회 사무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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