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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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의 행복
  • 입력 : 2025. 07.25(금) 10:18
  • 영암열린신문

영암군 공영목욕탕이 천 원이란다. 커피값도 5천 원인 세상에 천 원이라니, 그냥 공짜인 셈 아닌가.

그런데 군의회에서 난리가 났단다. 천 원이 너무 싸다며 의원님들이 펄펄 뛰었다고. 한 의원님은 “타 지역서 죽으면 우리도 같이 죽을 거냐”고 했다는데, 목욕탕 요금 가지고 죽고 사는 얘기까지 나오니 웃음이 나온다.

영암선 천원에 목욕하시는 어르신들이 청년 지원 예산 얘기만 나오면 “우리도 먹고살기 힘들다”며 언성부터 높이신다. 시골은 어르신이 많으니까 다수결로도 이긴다. 민주주의의 승리랄까, 인구구조의 비극이랄까.

어제는 청년 창업 지원금 천 만 원이 “혈세 낭비”라더니, 오늘은 천원 목욕탕 없앤다고 볼멘소리가 들린다. 이런 걸 보면 “먹고살기 힘든” 기준이 참 애매하다는 생각이 든다.

재밌는 건 어르신들께 이미용바우처로 매년 18만 원씩 꼬박꼬박 드린다는 거다. 그런데도 목욕탕은 천 원. 밥 먹고 떡 먹는 격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도 뭐, 이해는 된다. 살 만큼 살아보니 “내 것”과 “남의 것”을 구분하는 눈이 생긴 거겠지. 청년 창업 지원금은 남의 것, 천 원 목욕탕은 내 것. 이런 계산법도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터득하는 건가 싶다.

결국 의회는 일단 목욕탕은 열고, 요금은 나중에 다시 정하기로 했단다. 솔로몬도 울고 갈 절충안이다.

근데 언젠가 나도 천원 목욕탕에 갈 나이가 될 텐데… 지금이야 이런 얘길 하지만, 막상 그때 되면 군청 앞에서 피켓 들고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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