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의 상대포 역사공원 LED조명 수의계약 의혹을 계기로 전남·전북 지역 공공 조명사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재공고 없이 5억 8천만 원을 H사와 98% 낙찰률로 계약한 영암군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으로 보인다.
문제의 핵심은 H사를 포함한 3개 업체가 대표자와 사내이사를 맞바꿔가며 사실상 동일 그룹으로 운영됐다는 점이다. 특히 영암군 공무원이 H사를 위해 설계사무소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심각하다. “규격 가격 동시입찰로 안을 만들라”는 지시가 사실이라면, 이는 공정한 경쟁을 원천 차단한 것이다. 10일이라는 짧은 공고 기간, IP65 성적서 필수 요구, 공동수급 금지 등은 진입장벽을 높여 경쟁을 제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행정 미숙이나 개별 일탈로 보기 어렵다. 지방자치단체의 입찰 시스템이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운영될 가능성과, 이를 감시해야 할 공무원들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왕인문화축제를 이유로 긴급입찰을 진행했지만, 실제 납품기한이 6월까지였다는 점은 긴급성에 대한 의구심을 낳는다.
결과적으로 지역 중소기업들의 공정한 경쟁 기회가 박탈되고, 주민들의 세금이 경쟁 없는 높은 가격으로 집행됐다. 전북 진안군이 3년간 26억 원을 분할 발주한 것을 비롯해, 6개 시군에서 총 100억 원 규모의 유사한 패턴이 확인되면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영암군은 “지방계약법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했다”고 주장하지만, 법적 요건 충족만으로는 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이제는 감사원과 관련 기관이 전남·전북 지역 공공 조명사업에 대한 전면 조사에 나서야 할 때다. 공무원과 업체 간 관계, 대표자 맞바꾸기를 통한 입찰 참여 실태 등을 철저히 규명하고, 긴급입찰 요건을 명확히 하는 등 제도적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 투명한 입찰 시스템 구축 없이는 지방자치의 신뢰 회복도 요원할 것이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9(화) 07: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