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이 추진 중인 간척지 1700헥타르 태양광 사업을 둘러싸고 농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영암군청 앞에서 열린 농민 결의대회는 그동안 수면 아래 있던 임차농들의 불안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에너지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영암군이 RE100 산업단지 유치를 통해 지역 발전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는 것은 지자체의 당연한 책무이기도 하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현실이 있다. 해당 간척지에서 연간 200억 원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쌀이 영암군 전체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땅을 임차해 농사짓는 농민들에게는 생계가 달린 문제라는 사실이다.
임차농들의 처지는 구조적으로 취약하다. 토지 소유권이 없는 이들은 지주의 결정에 따라 언제든 농사를 접어야 할 수 있다. 태양광 사업이 본격화되면 이들이 가장 먼저 농지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도 영암군의 계획에는 이들에 대한 구체적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2023년 3월 농민단체가 대화를 요청했을 때 영암군이 응했다면 어땠을까. 2년의 시간 동안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면 지금과 같은 갈등은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소통의 부재가 불신을 키웠고, 그 불신이 거리로 나서게 만들었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 농업·농민 보호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농민 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해 두 가치를 조화시켜 왔다. 영암군도 이제라도 임차농을 포함한 농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9(화) 07: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