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조정협의회, 12년 평행선에 접점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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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조정협의회, 12년 평행선에 접점 찾을까
  • 입력 : 2025. 08.22(금) 14:11
  • 영암열린신문

미암면의 폐기물처리업체를 둘러싼 갈등이 12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 협의 테이블에 올랐다. 그동안 주민들은 집회와 민원으로, 업체는 법적 기준 준수를 주장하며 평행선을 달려왔다. 이번 갈등조정협의회는 그 평행선에 작은 접점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협의회에서 드러난 양측의 시각 차이는 명확했다. 주민들에게 새벽 6시 가동 소음과 악취는 일상을 파괴하는 고통이지만, 업체에게는 연간 2,000시간 총량 기준 내의 정당한 기업 활동이다. 조업시간 산정 기준조차 서로 다르게 해석하는 현실은 이 갈등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준다.

60호 마을에 빈집이 10채, 그중 8채가 양옥집인데도 5년째 매매가 되지 않는다는 한 주민의 증언은 단순한 민원이 아니라 실제 삶의 피해를 보여주는 구체적 증거다. 한전 직원이 귀촌했다가 1년 만에 떠났다는 사례도 마찬가지다.

물론 업체 입장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법적 기준을 지키며 운영한다는 주장, 영암군이 주민 민원을 이유로 가동시간 연장을 불허한다는 불만도 일리가 있다. 기업에게 이윤추구는 당연한 권리이며, 법의 테두리 안에서 활동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

문제는 ‘법적 기준’과 ‘주민의 삶’ 사이의 간극이다. 법은 최소한의 기준일 뿐, 그것만으로 공존의 해법이 될 수는 없다. 12년간 이 간극을 좁히지 못한 것은 영암군의 중재 역할 부재도 한몫했다. 이제라도 갈등조정협의회가 열린 것은 늦었지만 의미 있는 진전이다.

배석한 교수가 제안한 계량기 설치나 탄력적 운영 방안은 현실적 타협점이 될 수 있다. 무화과 수확철이나 기상 악화 시 가동시간을 조절하는 것은 기업에게도 불가능한 요구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양측이 ‘전부 아니면 전무’식 접근에서 벗어나 단계적 개선을 모색하는 것이다.

2차 협의회에서 구체적 합의가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완벽한 해결은 어렵겠지만, 작은 신뢰부터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12년의 불신을 하루아침에 해소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화를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한 걸음 전진이라 할 것이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