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이 달맞이 공원 카페를 장애인 단체에 위탁하면서 정작 엘리베이터도 없는 2층에 카페를 만들었다. 영암군청 주민복지과장은 군의회에서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은 불편하겠지만, 다른 장애인들은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장애인 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장애인 일자리를 만든다는 명분은 그럴듯하지만, 실상은 가장 기본적인 접근권조차 보장하지 못한 채 사업부터 서두르는 전시행정의 전형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급하게 준공하고 바로 다음날 위탁 동의안을 상정한 것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적을 만들려는 조급증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시각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는 점이다. 엘리베이터 설치에만 1년이 더 걸린다는데도, 일단 개소부터 하고 보자는 식이다. 휠체어 장애인은 1년을 기다리란 말인가. 아니면 그들은 애초에 이용 대상이 아니란 말인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지 17년이 지났지만, 행정의 인식은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영암군의회가 위탁 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무상임대에 기본시설까지 제공하면서 5년씩이나 운영권을 주는 것은 과도한 특혜로 비칠 수 있다.
장애인 일자리는 당연히 필요하고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졸속 행정의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진정으로 장애인을 위한다면, 모든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엘리베이터 하나 설치하는데 1년이 걸린다는 핑계 대신, 왜 처음부터 제대로 설계하지 못했는지 반성해야 한다.
영암군은 11월 개소를 고집하지 말고, 최소한의 편의시설이 갖춰진 후 카페를 열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장애인 복지이고, 군민의 세금을 제대로 쓰는 길이다. ‘휠체어 장애인은 불편하겠지만’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 행정, 그것이 최소한의 상식이라고 본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9(화) 07: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