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광고 베끼기 5천만원이냐”…RE100 예산 전액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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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광고 베끼기 5천만원이냐”…RE100 예산 전액 삭감
군수 국회 홍보 일주일 만에 의회서 제동
“기본계획도 없이 홍보하는 꼴” 의원들 비판
“대불산단 태양광 설치해도 전력망 연결 못해”
11개 부서 동원 거창한 조직, 사무비는 0원
  • 입력 : 2025. 09.05(금) 11:52
  • 선호성 기자
▲ 영암군 대불국가산업단지 전경.

영암군이 핵심 미래 전략으로 추진하는 ‘RE100 사업계획 수립’ 용역비 5천만 원이 군의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의원들은 “이미 부동산사무실에 돌아다니는 자료를 왜 5천만 원 들여 다시 만드냐”며 “기본계획도 없이 홍보부터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암군의회는 지난 1일 열린 제319회 임시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RE100 사업계획 수립’ 용역비 5천만 원을 비롯해 RE100 홍보물 제작비 600만 원, 보고서 제작비 600만 원 등 관련 예산 6,2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부동산 광고 수준” 혹평

예산 삭감의 결정적 계기는 8월 29일 경제건설위원회에서 제기된 강찬원 의원의 문제 제기였다.

강 의원은 “삼호나 목포 부동산사무실에 가면 RE100 관련 자료가 전부 걸려있다”며 “이미 있는 자료를 5천만 원 들여 다시 만든다는 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특히 강 의원은 “2021년도에 우리 군에서 해당 지역이 염해농지가 아니라고 평가한 적이 있는데, 부동산 자료에는 ‘염해농지’라고 잘못 표기돼 있다”며 “기본계획도 없이 지산지소네 RE100이네 해서 먼저 발표했다. 순서가 틀렸다”고 비판했다.


“계통연계 문제도 해결 못 해”

9월 2일 본회의 군정질문에서는 고천수 의원이 사업의 실행 가능성을 집중 추궁했다.

고 의원은 “불과 2년 전 한화, SK가 들어온다고 했을 때 제대로 움직였다면 지금쯤 성과가 있었을 것”이라며 “그때는 방만하게 있다가 지금 기업 유치도 안 된 상태에서 계획만 세우면 어떻게 추진하려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불산단 기업들이 지붕에 태양광을 설치해도 선로가 없어서 못 쓰는 상황”이라며 “계통연계(전력망 연결) 문제 해결 없이 어떻게 RE100을 추진하겠다는 건지”라고 물었다.

▲ 고천수 의원이 지난 2일 제319회 영암군의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RE100 사업 추진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군정질의하는 모습.


거창한 조직, 부실한 준비

영암군은 7월 정부의 RE100 산단 계획 발표 후 RE100 TF팀을 신설하고, 8월 22일에는 11개 부서와 영암군에너지센터가 참여하는 ‘에너지 지산지소 그린시티 100 추진단’ 첫 실무회의를 열었다. 우승희 군수는 8월 25일 국회를 방문해 “영암은 RE100 산단에 가장 적합한 준비된 지역”이라며 정책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학준 지역순환경제과장은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태양광 공급원 관련 내용과 별개로 대불국가산단, 현대삼호중공업, 나불도 배후도시, 해상풍력 클러스터, 수소도시까지 전체를 묶어서 기본계획을 수립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계통연계 문제에 대해서도 “2031년까지 묶여있기 때문에 섣불리 답변하기 어렵다”며 “9월, 10월 정부 발표 동향을 파악해서 사업을 결정하겠다”고 답해 구체적 해결책이 없음을 시인했다. 또한 “TF팀 신설 후 사무관리비가 전혀 확보되지 않았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국제 캠페인이다. 영암군은 ‘에너지 지산지소 그린시티 100’이라는 이름으로 2035년까지 6조 2,424억 원을 투입, 대불국가산단을 RE100 산업단지로 지정하고 나불도 일원에 신규 산단과 배후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의회는 기본계획 부재, 계통연계 해결책 없음, 기존 자료와의 차별성 부족 등을 이유로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군수가 국회까지 뛰며 홍보한 지 일주일 만에, 영암군의 핵심 사업이 의회에서 제동이 걸린 것이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키워드 : RE100산업단지 | 영암군 | 예산삭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