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이 버스터미널 임차비를 연 1억 5천만 원에서 3억 원으로 인상하려던 계획이 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의회는 증액분 1억 5,718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예산 다툼을 넘어 지방행정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문제의 시작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터미널 운영자가 사업을 포기하자 군은 “1년간 임시 운영 후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직영을 결정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까지 구체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고, 그동안 임차료로만 12억 원이 지출됐다.
더욱 아쉬운 점은 이번 증액 과정에서 드러난 소통 부족이다. 군은 터미널 2층을 추가 임대하면서 의회와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 절차적 정당성을 간과한 것은 분명한 실책이며, 의회의 강한 반발은 이런 일방적 행정에 대한 경고로 볼 수 있다.
물론 4년간 동결된 임차료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해야 한다는 군의 입장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재정난으로 국도비 매칭사업도 어려운 상황에서 임차비 2배 인상을 추진한 것은 우선순위 설정에 의문을 남긴다.
의회의 전액 삭감 결정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지방자치의 원칙이 작동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이제는 비판을 넘어 건설적인 대안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군은 이번 기회에 터미널 운영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투명하게 수립해야 한다. 매입이 최선인지, 임대 지속이 나은지, 경제성 분석을 통해 명확히 하고 이 과정에서 의회와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 또한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터미널 문제가 다른 현안들과 비교해 어느 정도 시급성을 갖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터미널은 지역 주민의 일상과 직결된 중요한 시설이다. 더 이상 임시방편으로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군과 의회, 그리고 주민이 함께 지혜를 모아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가길 기대한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9(화) 07: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