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식민지’ 강요하는 구시대적 발상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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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식민지’ 강요하는 구시대적 발상 버려야
  • 입력 : 2025. 10.17(금) 11:47
  • 영암열린신문

14일 영암군 한전 송전선로 주민설명회 무산 사태는 대한민국 에너지 정책의 구조적 모순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2023년부터 입지선정위원회를 운영하면서도 주민들은 올해 9월에야 사실을 알게 됐다. “이미 다 정해놓고 무슨 설명회냐”는 주민들의 분노는 정당하다.

문제의 본질은 ‘에너지 식민지화’에 있다. 서울의 전력 자급률 10%, 경기 62%인 반면 전남은 198%다. 서울은 전봇대까지 지중화하면서, 농어촌 주민 생활 터전 위로는 345kV 초고압 송전선이 지나간다. 21세기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문제의 시작은 윤석열 정부가 2023년 3월 전기·용수 공급 대책도 없이 졸속 발표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이다. 원전 10기에 해당하는 10GW의 막대한 전력 중 70%를 비수도권에서 끌어오기 위해, 한전은 1,153km에 달하는 송전선로 건설 예비타당성조사를 일괄 면제받았다. 한전은 이를 ‘창사 이래 최대 성과’라며 내부 포상잔치까지 벌였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이 졸속 사업이 아무런 재검토 없이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전이 “이미 결정된 사업”이라며 밀어붙이는 것을 현 정부가 방관하면서, 사실상 전임 정부의 잘못된 에너지 정책을 답습하고 있는 셈이다.

대안은 분명하게 있다.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낼 것이 아니라, 전기가 필요한 기업이 생산지로 오면 된다. 또한 정부는 RE100 산업단지를 지방에 조성하고, 지역별 차등 요금제로 전력 생산지에 혜택을 주어야 한다.

현 정부는 지금이라도 전임 정부의 실책을 바로잡을 용기를 내야 한다. 오는 23일 국정감사가 기회다. 잘못된 것은 바로잡는 것이 진정한 국정 운영이다. 더 이상 정권과 무관하게 반복되는 농어촌 희생 강요를 멈춰야 한다. 수도권 일극 집중이 아닌 진정한 국가균형발전의 길로 나아가야 할 때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