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삼석 국회의원

41억 원을 들여 구축한 임산물재해보험 시스템이 10년 가까이 단 한 번도 가동되지 못한 채 방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기 방치로 핵심 부품이 단종되고 구축 업체마저 폐업해 복구에만 74억 원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서삼석 의원(더불어민주당, 영암·무안·신안)은 17일 “임산물재해보험 도입을 위해 이미 투입된 41억 원에 복구비 74억 원까지 더하면 총 115억 원이 소요된다”며 “수십억 원의 예산으로 만든 시스템을 10년 넘게 방치한 것은 국민 세금을 낭비한 대표적 사례”라고 비판했다.

산림청은 2012년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에 따라 임산물재해보험 제도화를 추진하고,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약 41억 원을 들여 ‘임산물재해보험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러나 재정 당국의 반대로 추가 예산 확보가 무산되면서 보험 도입이 지연됐고, 신품목 개발이나 시스템 개선 같은 후속 과제도 전혀 추진되지 못했다. 결국 해당 시스템은 단 한 번도 가동되지 못한 채 현재 전원까지 차단된 상태로 방치돼 있다.

장기간 미운영으로 핵심 장비 부품은 단종됐고 구축 업체도 폐업해 복구 예산만 7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초 구축비 41억 원을 포함하면 총 115억 원이 필요한 셈이다.

관리 책임도 도마에 올랐다. 관리 주체인 산림조합중앙회는 2018년 이후 올해까지 시스템 개선 예산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반면, 같은 기간 약 4,200만 원을 ‘카페 브랜드 네이밍 용역’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국유재산법」 제79조는 위임받은 자가 관리 의무를 위반할 경우 변상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 의원은 “초대형 산불이 빈번해지는 상황에서 임목을 재해보험 품목으로 포함할 수 있는 실질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이미 구축한 시스템을 방치하다 복구에 2배 가까운 예산을 쓰는 것은 국민 세금 낭비”라고 지적했다.

이어 “산림조합은 산림청으로부터 시스템 관리 권한을 위임받고도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며 “산림청과 산림조합중앙회는 즉각 시스템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자연재해로 인한 임목 피해에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