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kV 초고압 송전선로를 둘러싼 영암 지역의 갈등이 급기야 주민대책위원장에 대한 전직 면장의 고소전으로 번졌다. ‘아줌마’라는 단어 하나가 모욕죄의 빌미가 되고, 2년간 은폐된 송전선로 문제로 들끓던 민심이 법정 다툼으로 변질되는 모습은 영암군 행정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이 사태의 본질은 명확하다. 2023년 4월부터 추진된 송전선로 사업을 영암군과 이장단은 2년 넘게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일부 이장들은 올해 1월부터 알고 있었지만 침묵했고, 7월 부임한 면장은 첫 반상회를 이장 개인집에서 술과 음식을 대접받으며 진행했다. 8월엔 이장단장이 “송전선로를 다른 곳으로 밀었다”며 자화자찬해 박수를 받았지만, 실상 금정면을 통하는 노선이었다. 주민들이 9월에야 진실을 알고 분노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정작 책임져야 할 이들은 어디 있는가. 영암군은 “한전 사업에 협조만 했다”며 발을 뺐고, 향응 의혹이 제기된 면장은 감사 후 본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이제는 주민대책위원장을 고소하며 갈등의 초점을 흐리고 있다. 간담회에서 나온 ‘아줌마’라는 말 한마디가 2년간의 정보 은폐와 밀실행정보다 더 큰 문제란 말인가.
더욱 우려스러운 건 이 고소가 단순한 개인감정의 발로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본청 전보 직후 고소가 이뤄지고, 증인 요청이 오가는 정황은 조직적 대응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만약 이것이 정당한 문제 제기를 위축시키려는 시도라면, 참으로 저질적인 수준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제대로 따져보자. 대책위원장이 그 자리에서 왜 그런 발언을 하게 되었는지, 그 분노의 원인을 누가 제공했는지 말이다. 만약 스스로의 책임회피와 전가를 위해 정작 중요한 송전선로 문제의 본질을 묻어버릴 요량이라면, 영암이 직면한 진짜 비극은 바로 이런 처참한 수준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9(화) 03: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