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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이 추진 중인 700억 원대 주요사업들이 ‘총체적 부실’ 상태에 놓여있다는 영암군의회의 공식 진단이 나왔다.
영암군의회는 제320회 임시회(10월 15일~24일) 기간 중 10월 20일부터 23일까지 4일간 실시한 주요사업장 현장방문 결과보고서를 24일 채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43억 8천만 원을 투입한 관광 전망대가 토지 담보 문제로 기부채납이 불가능한 상황이며,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구 삼호터미널 건물은 안전 문제로 철거까지 검토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입수한 26페이지 분량의 이 보고서는 영암군이 추진 중인 15개 주요 사업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점검한 결과, 사업 타당성 검토 부실, 예산편성 실패, 지역업체 참여 배제, 안전관리 소홀 등 사업 추진 전반에 걸쳐 심각한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다.
사업 타당성 검토 부실, 43.8억 전망대 ‘무용지물’ 위기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 사업은 금정면 활성산 전망대 건립사업이다. 총 43억 8천만 원이 투입된 이 사업은 지상 3층 규모의 복합문화시설로 지난 2022년 8월부터 추진되어 왔다.
의회는 보고서에서 “활성산 전망대는 사업 초기 기획 단계에서 진입로 확보, 접근성, 향후 운영방안 등에 대한 사전검토가 철저히 이루어졌어야 하나, 민간기업 주도 추진으로 인해 집행부의 관리·검증이 미흡하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망대 진입도로 폭이 좁아 차량 교행이 어려워 안전사고 위험이 높고, 카페 운영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사업의 기본 전제 자체가 무너졌음을 확인했다.
더 큰 문제는 기부채납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의회는 “기부채납은 토지와 건물이 함께 이전되어야 하나, 현재 토지가 PF대출 담보로 설정되어 있어 이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43억 원을 들여 지은 시설이 영암군 소유가 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삼호읍 사회단체회관으로 활용하려던 구 삼호터미널 건물(사업비 미정) 역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회는 “(구)삼호터미널 건축물은 C등급으로 평가되어 리모델링은 가능하나, 전반적인 노후화로 인해 누수·배관 등 추가 결함이 발생할 우려가 있고, 과도한 보수비용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의회는 “경제성과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철거 후 신축 방안까지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건물을 매입하고 리모델링을 추진한 집행부의 사업 계획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 ▲ 삼호읍 사회단체회관 리모델링 사업 현장 방문 |
법적 논란에 시공 부실까지, 사업 추진 ‘기본’ 실종
영암읍 대동공장 부지에 20억 원을 투입해 조성 중인 수제맥주 양조장은 법적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의회는 “해당 부지가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절대정화구역) 내에 위치하여, 맥주 생산 시설 설치가 규정에 어긋난다는 언론보도”와 관련하여 사실관계를 명확히 할 것을 주문했다.
의회는 “관련 법령 위반 사항이 없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적극 해명하여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군민 오해 확산을 방지토록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는 20억 원 규모 사업을 추진하면서 법적 검토가 미흡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더불어 의회는 “수제맥주 산업의 성장세 둔화로 군민 우려가 큰 바, 성과 부진 시를 대비한 사후관리 및 리스크 대응방안을 사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해, 사업 타당성 자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함을 시사했다.
90억 원이 투입된 금정면 안노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현장에서는 시공 부실이 확인됐다. 의회는 “공사 마무리 단계에서 자갈·흙·잔디가 뒤섞인 구간 등 시공이 미흡한 부분이 확인되고 있으므로, 준공 전 전 구간을 면밀히 점검하고 보완 조치를 철저히 이행하도록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의회가 현장 방문하여 점검한 영암군 주요사업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사업에서 시공 관리에 미흡한 부분이 확인된 것이다.
![]() ▲ 영암읍 수제맥주 양조장(대동공장) 현장 방문 |
예산편성 실패에 지역업체는 ‘소외’
예산편성의 실패와 지역경제 활성화 목표 달성 실패도 도마 위에 올랐다.
103억 원이 투입되는 영암 반다비 체육센터 건립 사업의 경우, 의회는 “최근 재정 여건으로 예산 미확보에 따른 공정 지연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예산 부족으로 인한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예산편성 시 공사별 연내 소요분(1년 예산)을 충분히 반영하도록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의회는 “공사 추진 시 당해연도 소요예산의 일괄 편성이 원칙”임을 강조하며, 기본적인 예산편성 원칙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반다비 체육센터의 경우 “시공사(○○○○건설)는 해남 소재 타지역 업체이며, 하도급 참여 영암 지역업체는 조경 분야 1개 사에 한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103억 원의 대규모 사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극히 제한적인 셈이다.
70억 원 규모의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은 중복투자 논란이 제기됐다. 의회는 “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 중인 기존 가공센터의 활용도가 낮은 상황에서 추가 가공센터 조성은 중복투자 우려가 있으므로, 기존 공공시설의 우선 활용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하나의 식당 운영 및 가공제품 판매를 위한 소규모 가공센터의 설치 운영에 대한 타당성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HACCP 인증 없이 운영 시 즉석제품 판매는 가능하나 위생·품질 관련 분쟁 소지가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 ▲ 학산면 누리플랫폼 조성 신축공사 현장 방문 |
군민 안전은 ‘뒷전’, 기본적 안전대책도 미비
군민들의 일상생활과 직결된 안전 문제에 대한 지적도 쏟아졌다.
10억 원이 투입된 영암초중학교 등하굣길 자전거도로 조성사업의 경우, 의회는 “자전거도로 시행 초기 많은 민원이 발생하였으나 주민들이 모두 적응하고 있는 단계”라고 평가하면서도 “통행 불편 및 안전 문제는 여전히 잔존하므로 지속적인 관찰과 대응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까지도 일부 볼라드와 안전시설 파손이 발생하고 있으며, 안내표지 미비로 주정차 혼선 및 안전사고 우려가 있다”며 기본적인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다.
55억 원이 투입된 영암군 농업근로자 기숙사 건립사업에 대해서는 화재 안전 우려가 제기됐다. 의회는 “기숙사 내 공용 주방·식당이 설치되어 있으므로, 화재 예방을 위해 각 생활실의 개별 조리기구(가스레인지 등) 설치를 제한하고 공용 주방 이용을 원칙으로 하며 안전점검·교육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16억 7,600만 원이 투입되는 삼호 백야~동역마을 간 선형개선사업 현장에서는 “공사 구간 내 전선이 낮게 설치되어 있거나, 도로 접속부 단차로 인해 농기계나 차량 통행 시 접촉 위험이 있으므로 높이 조정과 절연 보호 등 안전조치를 신속히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
![]() ▲ 영암읍 영암초·중학교 등하교길 자전거도로 조성사업 현장 방문 |
의회, 15개 사업장별 구체적 개선 요구
영암군의회는 이번 현장방문을 통해 확인한 문제점들에 대해 사업별로 구체적인 개선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보고서에는 각 사업장마다 즉시 시행이 필요한 사항부터 중장기 검토가 필요한 사안까지 다양한 수준의 권고사항이 담겨있다.
의회는 특히 ▲활성산 전망대 진입로 확장 및 기부채납 문제 해결 ▲수제맥주 양조장 적법성 해명 ▲예산편성 방식 개선 ▲지역업체 참여 확대 방안 마련 ▲각종 안전대책 수립 등을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다.
이번 군의회의 현장방문 결과보고서는 712억 원에 달하는 군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들이 사전 검토 부실, 법적 검토 미흡, 예산 편성 실패, 시공 관리 소홀 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영암군 집행부가 의회의 지적사항들에 대해 어떤 답변과 개선 계획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특히 43억 원이 투입되고도 활용이 불투명한 활성산 전망대, 법적 논란에 휩싸인 수제맥주 양조장, 철거까지 검토해야 하는 구 터미널 건물 등 핵심 현안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 제시가 요구되고 있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9(화) 03: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