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선위 6차 회의 하루 전 ‘기습 통보’…영암 주민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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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위 6차 회의 하루 전 ‘기습 통보’…영암 주민들 반발
주민 참관 불허…입선위 내부 회의로 2명만 허용
한전, “80회 소통” 보고…“자문위 0건 실적 포함”
주민 동의 없는 입선위 구성…“대표성 없다” 비판
대책위 “무효소송·위원 교체” 투트랙 대응 예고
  • 입력 : 2025. 11.07(금) 12:03
  • 선호성 기자

10월 31일 오전 10시, 345kV 신해남-신장성 송전선로 6차 입지선정위원회가 나주시 왕곡복지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장을 찾은 영암군 주민 50여 명은 회의 참관을 요청했으나 한전 측은 입장을 불허했다.

주민들은 회의 장소가 하루 전인 30일 오전에야 통보된 점을 문제 삼았다. 권혁주 영암군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집회 신고는 48시간 전에 해야 하는데, 하루 전 통보로는 합법적인 집회 신고가 불가능했다”며 “주민 참여를 의도적으로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권 집행위원장의 면담 요청 후, 입선위는 내부 회의를 거쳐 정철 대책위원장과 권 집행위원장 2명에 한해서만 회의 참관을 허용했다.


한전 ‘80회 소통’ 실상

회의를 참관한 권혁주 집행위원장은 한전이 보고한 ‘주민 소통 실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권 위원장에 따르면 한전은 이날 “영암과 3~4차 회의 이후 80회 소통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현장 직원과의 전화 한 통, 읍면 대책위원장과의 개별 통화까지 각각 1회로 계산한 것”이라며 “터무니없는 숫자 부풀리기”라고 비판했다.

한전이 입선위에 제출한 ‘영암지역 입지선정 민원협의 경과보고’에 따르면, 주민설명회 6회, 자문위원회 14회 등 총 80회 협의가 기록됐다. 하지만 같은 문서에 “자문위 시행: 0건”이라고 명시돼 있어, 실제 열리지 않은 활동이 협의 횟수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10월 29일 주민 항의로 무산된 설명회를 “반대위 측 질의사항 답변 등 20여분간 진행”이라고 기록해, 무산된 회의를 정상 진행된 것처럼 보고한 사실도 드러났다.


입선위원 대표성 논란

송전선로 노선 결정은 과거 한전 내부 협의로 이뤄졌으나, 지난해 전원개발촉진법 개정으로 주민대표가 2/3 이상 참여하는 입지선정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바뀌었다. 그러나 영암의 경우 이 ‘주민대표’ 선출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권혁주 집행위원장은 “주민들은 입선위원을 선출하거나 동의한 적이 없다”며 “읍면사무소에서 임의로 지명했을 뿐, 선출 기준이나 규정도 없었다”고 밝혔다.

신양심 대책위 위원은 “법원 판례상 이장이나 이장단장이 자동으로 주민대표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민 동의 절차 없는 입선위 구성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회의를 참관한 정철 대책위원장은 “신북면 위원 한 분을 제외하고 영암 입선위원들이 안건에 대해 침묵했다”며 “주민대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대응 계획

이날 기자회견에는 화순군대책위 조보형 위원장도 연대 차원에서 참석했다. 조 위원장은 “이런 절차들은 요식행위”라며 “주권자인 주민 동의 없는 결정은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신해남-신장성’ 송전선로의 시작점인 해남군에서도 반대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해남군농민회를 중심으로 한 ‘초고압 송전철탑 반대 해남군대책위원회(준)’는 영암군의 2차 주민설명회가 무산된 10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에너지 고속도로’ 전면 폐기를 촉구했다.

해남 대책위 역시 영암 측과 마찬가지로 해당 사업을 ‘수도권의 전기 식민지’로 규정하고,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해, 송전선로 경과지 전반에 걸친 연대 투쟁이 확산될 전망이다.

영암 구간은 금정면, 덕진면, 신북면, 영암읍 등 4개 읍면 약 20km를 통과한다. 특히 신북면은 7개 마을을 관통해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다.

대책위는 절차적 하자를 근거로 무효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한편, 현 입선위원들의 사퇴와 대책위 추천 인사의 위원 선임을 추진할 계획이다.

입선위 7차 회의는 12월 4일, 최종 결정은 12월 14일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키워드 : 논란 | 송전선로 | 입지선정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