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 통보, 그들만의 입지선정인가

HOME > 사설
하루 전 통보, 그들만의 입지선정인가
  • 입력 : 2025. 11.07(금) 12:14
  • 영암열린신문

345kV 신해남-신장성 송전선로 6차 입지선정위원회 회의 장소가 하루 전에야 통보되면서 주민 참여가 사실상 차단됐다. 10월 31일 나주에서 열린 이 회의는 영암 주민 50여 명의 참관 요청을 거부했고, 한전이 보고한 ‘80회 소통’ 실적에는 실제 열리지 않은 자문위원회 14회가 포함돼 있었다. 무산된 설명회를 정상 진행으로 기록한 것 또한 행정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입지선정위원의 대표성 문제다. 지난해 전원개발촉진법 개정으로 주민대표가 2/3 이상 참여하도록 했으나, 영암에서는 주민 동의나 선출 절차 없이 읍면사무소가 지명한 인사들이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진정 주민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을까. 대책위에 따르면, 6차 회의에서 신북면 위원 한 명을 제외한 영암 입선위원들은 안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위원들이 한전의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이미 호남지역 곳곳에서 송전선로 경과지에서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인접 해남군 대책위 역시 지역 생산 전기의 지역 소비 원칙을 강조하며 사업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영암에서 드러난 절차적 문제는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는 양상이다. 이는 전체 사업의 구조적 문제임을 시사한다.

지역 정치권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영암군은 입선위원 추천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은 책임도 있다. 이제라도 주민 대표성이 확보되지 않은 현 입선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한 재구성을 한전에 요구해야 한다.

형식적인 ‘주민참여’나 숫자로만 포장된 ‘소통’으로는 진정한 수용성을 확보할 수 없다. 영암 사례는 전국적으로 추진되는 송전선로 사업의 절차적 개선이 시급함을 보여준다. 한전과 정부는 주민과의 진정한 소통 없이는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절차 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