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진리와 연보리, 규명되지 못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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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진리와 연보리, 규명되지 못한 죽음
영암군 민간인 희생사건(2) #14
  • 입력 : 2025. 11.21(금) 11:15
  • 이민정 기자

위 이미지는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영암 민간인 학살 희생에 관한 자세한 얘기들을 좀체 찾아볼 수 없었다. 영암 민간인 희생사건 관련 결정문 안에 제법 세세한 당시 상황들이 기록돼 있었다. 보도자료로 어림짐작한 것보다 훨씬 참혹한 진실들을 마주하게 됐다. 적어도 결정문에 담긴 내용만큼은 전부 게재할 요량이다. 연재 내용은 결정문에서 발췌해 정리한 것이다.<편집자주>



덕진면 덕진리 강순화 사건

덕진지서는 1950년 11월 15일경 수복1)된 것으로 추정되나 경찰이 진주한 이후에도 밤에는 ‘밤손님’이 다니곤 하였다.

이 무렵 덕진리 신정마을 ○○○(여·당시 50대)는 경찰에게 시달림을 받았다고 한다. 신청인 김진복(강순화의 넷째아들·당시 13세)은 “셋째형 김진국이 밤손님에게 끌려가 죽창에 찔려 죽었다.2) 이 일이 있은 뒤의 일이다. 무슨 일인지 어머니가 경찰에게 시달렸다. 불려가서 매도 맞고 그랬던 것 같다”고 진술하였다.

참고인 ○○○(강순화의 질부·여·당시 25세)은 “작은어머니(강순화)의 큰 아들 쌀봉은 일제 징용에 갔다 왔는데 다시 일본에 간다고 나간 뒤 소식이 끊겼다. 둘째 김진술도 당시 위험한 나이라 피난 나가 있었다. 두 아들이 집에 있지 않았던 사정으로 작은 어머니가 경찰에 시달렸던 것 같다”고 진술하였다.

1950년 12월 초순경 강순화는 경찰의 시달림을 피하기 위해 넷째(신청인)와 다섯째아들을 데리고 집에서 나와 마을 빈집에 숨었는데 이날 누군가에게 끌려가 지금까지 행방불명인 상태이다.

신청인과 참고인은 연행장면을 목격한 강순화의 아들 ○○○(당시 7세)이 어려서 연행주체를 분별할 수 없었으나 강순화가 경찰의 시달림을 받다가 피신하였던 점, 수복된 이후 낮에 마을에서 연행되었다는 점으로 보아 강순화가 경찰에게 연행되었다고 진술하였다. 강순화의 시신은 수습되지 못했다.

강순화가 경찰의 시달림을 피해 마을 빈집에 피신해 있던 중 낮에 누군가에게 끌려가 행방불명된 것은 사실이나 연행주체가 경찰이라는 것을 입증할 목격자나 자료를 찾을 수 없었다. 따라서 이 사건은 진실규명불능으로 판단된다.


금정면 연보리 윤춘기 사건

신청인 윤갑순(여·당시 21세)은 1950년 12월 18일 냉천마을에서 남동생 윤춘기(당시 18세·이명 윤정아)가 군경에게 희생되었다고 신청하였다.3)

그러나 조사결과 윤춘기는 냉천마을 사건 때 사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윤춘기의 사촌인 ○○○(당시 14세)은 “윤춘기는 냉천마을 사건 때 가족이 다 죽고 집이 불타서 없으니까 냉천마을 사람들하고 뭉쳐서 더 깊은 산중으로 피난을 나갔는데 행방불명되었다”고 진술하였다.

참고인 ○○○(여·당시 14세)는 “냉천마을 사건 때 가족을 잃은 윤춘기와 나는 살아남은 마을사람들과 함께 내산 등으로 피난을 다녔다. 금정면 내산에 7개 군의 경찰 합동작전이 있었는데 냉천마을 주민 등 피난민들이 쫓겨 다녔다. 이때 윤춘기가 경찰에 의해 희생되었다”고 진술하였다.233)

조사결과 윤춘기는 1950년 12월 18일 냉천마을 사건 이후 산에서 피난생활을 하다가 토벌작전 중에 경찰에게 죽었을 개연성이 높으나 목격자의 진술이 없어 윤춘기가 경찰의 불법적인 공권력 행사로 인해 피해를 입었는지 아니면 토벌작전 즉, 교전상황에서 피해를 입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따라서 이 사건은 진실규명불능으로 판단된다.


1) 영암경찰서 방문, 소장 자료 검색 결과(208.8.12)
2) 진실화해위원회, ‘영암지역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사건’ 진실규명 결정(2008.12.30)
3) 신청인 윤갑순은 신청서에 “부모와 동생 5명 등 7명이 냉천마을 사건 때 희생되었다”고 신청하였다. 이중 여동생 윤갑심은 1950년 12월 16일경 집안에서 유탄에 맞아 사망한 사실이 확인되어 각하 되었고, 윤갑순의 부모(윤채복, 김차심)와 동생 윤갑임, 윤동기, 출생미신고 남동생(당시 3세) 등 5명은 냉천마을 사건 희생자로 진실규명되었다. 진실화해위원회, ‘영암군 민간인 희생사건(1)’ 진실규명 결정(2008.12.30)
이민정 기자 opennews@ope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