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입선위원들 데려다 밥 먹이고 수당까지…공정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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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입선위원들 데려다 밥 먹이고 수당까지…공정성 논란
7차 회의 앞두고 22명 전자파 체험관 견학 초청
한전 “공정성 문제로 보일 수 있다” 스스로 인정
지자체·의회 공식 입장엔 “전기 모르는 소리”
피해 적은 영암읍 반응으로 전체 여론 호도 의혹
  • 입력 : 2025. 11.28(금) 14:28
  • 선호성 기자

345kV 신해남-신장성 송전선로 7차 입지선정위원회 회의(12월 4일)를 앞두고 한전이 입지선정위원들을 대상으로 견학 행사를 진행해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한전 오효근 입지선정부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오늘 입선위원들 대상으로 고창 전력시험연구센터 전자파 체험관 견학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주민대표 위원 31명 중 22명이 참석했으며, 차량과 식사 비용은 전액 한전이 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참석 위원들에게 별도의 회의비(수당)도 지급될 예정이었다. 관련해 오 부장은 “회의가 있으면 회의비는 드리는데, 같이 논의한 사안들이 있어서 드려야 되지 않는가 싶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금액에 대해서는 “금액으로 말씀드리기는 좀 그런 것 같다”며 언급을 피했다.

오 부장은 이번 일정의 취지에 대해 “전자파 체험관에서 그동안 연구되고 발표된 자료를 위원들과 공유하고, 7차 입선위 전에 한 번 모여 사전 설명과 의견 수렴을 하자는 자리였다”며 “멀리까지 가서 점심시간이 됐는데 각자 알아서 먹으라고 할 수는 없어 식사를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는 입선위 공식 일정이 아닌 한전 주관 비공식 행사로, “한전에서 임시적으로 시간 되시는 분 의견 들어가지고 된다 하시는 분만 갔다”고 덧붙였다.

전원개발촉진법에 따라 주민대표가 2/3 이상 참여하는 입지선정위원회(입선위)는 송전선로 경과대역과 후보지를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이 때문에 사업 주체인 한전이 위원들을 대상으로 견학과 식사, 회의비를 제공하는 것이 독립성과 공정성 측면에서 적절한지 논란이 일고 있다.

오 부장은 이러한 지적과 관련해 “그렇게 보일 수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입선위 오늘 오신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 한전하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오해를 받고 욕을 많이 먹어서 너무 괴롭다고 하소연을 많이 하신다”고 전했다.

7차 회의에서는 후보경과지 선정이 논의될 예정이며, 최종 결정은 12월 14일까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최종 노선 결정 직전에 이 같은 견학·수당 지원이 이뤄진 점을 두고 공정성 시비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견학·수당 지원 논란은 한전의 지역 여론 인식과도 맞물려 있다. 오 부장은 영암군과 군의회가 공식적으로 제기해온 ‘지산지소(지역 생산·지역 소비)’ 원칙과 기업 유치 대안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그거는 전기를 너무 모르시는 말씀”이라고 답했다.

선출직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가 채택한 정책 방향에 대해 “전기를 모르는 말씀”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지자체와 의회의 입장을 사실상 무시한 발언”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반대 대책위에 대한 인식도 드러났다. 오 부장은 대책위 대표성에 대해 “니가 어떻게 지금 반대 대책 대표인데? 누가 그렇게 인정해 줬는데요”라고 말했다.

반면 입지선정위원회에 대해서는 “각 읍면동에서 추천을 받아 구성된 위원들”이라며 “주민 대표성을 가진 공식 기구”라는 취지로 설명해 왔다.

그러나 대책위는 그간 입선위원 선정 과정 자체에 문제를 제기해 왔다. 권혁주 집행위원장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주민들은 입선위원을 선출하거나 동의한 적이 없다. 읍면사무소에서 임의로 지명했을 뿐, 선출 기준이나 규정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피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피해 당사자들이 모여 구성한 대책위 대표성은 인정하지 않으면서, 행정기관이 지명한 입선위원만 공식 대표로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입지선정위원·자문위원 운영과 관련한 한전의 인식도 도마에 올랐다. 오 부장은 “영암읍은 두 번의 자문위원회를 했다”며 “송전선로 경과지 마을 중 읍을 경과한 마을들은 (대책위를 지지하지 않는 비율이) 90%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4개 읍면 중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곳은 신북면이다. 송전선로가 남북으로 관통하며 7개 마을을 지나간다. 조광호 신북면 대책위원장은 앞서 “신북면은 7개 마을이 거의 남북으로 관통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송전선로가 일부 구간만 지나가는 영암읍과는 피해 규모가 다르다는 지적이다.

또 한전이 입선위에 제출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영암읍 외 금정·덕진·신북면의 자문위원회는 “영암군 요청에 의해 연기 등 미시행” 상태로 기록돼 있다. 자문위가 열리지 않은 지역의 여론은 공식 절차 안에서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영암읍의 분위기를 근거로 전체 주민 여론을 설명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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