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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1회 영암군의회 행정사무감사 결과, 예산과 사업 집행의 부실뿐 아니라 의회 보고 누락, 감사자료 부실 제출 등 행정 시스템 전반의 문제가 드러났다. 1부에서 다룬 왕인문화축제 과다정산, 티켓투더문 안전 논란, 지방소멸기금 집행 부진 등이 ‘결과’라면, 2부에서 다루는 내용은 그러한 문제가 반복되는 ‘구조적 배경’에 해당한다.
10억 넘는 공모사업 14건, 의회 보고 없이 신청
이번 감사에서 의회와 집행부 간 소통 문제를 가장 첨예하게 드러낸 것은 공모사업 의회 보고 누락이다.
영암군 공모사업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군비 부담이 필수인 10억 원 이상 사업, 민간이 신청하며 군비 지원이 필수인 2억 원 이상 사업은 의회에 사전 보고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감사 결과 2024년 공모사업 79건 중 9건, 2025년 42건 중 5건이 보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특위는 “이는 공모사업 추진 과정에서 의회 견제·감시를 위한 최소한의 절차조차 이행되지 않은 것”이라며 “예산 부담 및 사업타당성 검토 기회를 상실하게 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모사업 선정은 흔히 ‘성과’로 홍보되지만, 의회 검증과 타당성 논의가 생략된 채 추진될 경우 집행·관리 단계에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1부에서 다룬 지방소멸대응기금 집행률 저조(42.67%)나 각종 사업 성과 부진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핵심 내용 빼고 제출”…감사자료 부실 논란
감사특위는 집행부의 자료 제출 태도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감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의원이 확인하고자 하는 쟁점과 내용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를 반영하지 않거나, 누락시키는 등 부실한 자료 제출이 빈번했다”고 적시됐다.
감사특위는 “집행부는 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 대해 성실히 협조할 법적·제도적 책임이 있음에도, 자료요구서에 명시된 범위와 취지를 축소 해석하여 핵심 내용을 제외한 최소한의 자료만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추가 보완 요구 전까지 별도의 자발적 보완조치도 취하지 아니함으로써, 의회가 해당 사안을 충분히 검증·심사하는 데 실질적인 장애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감사특위는 이를 “단순한 착오나 업무과실을 넘어, 행정사무감사의 실효성을 저해하는 매우 부적절한 행태”라고 규정했다.
송전선로 입지선정위 “주민은 논의 내용도 모른다”
대형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주민 참여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345kV 신해남-신장성 송전선로 입지선정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해 감사특위는 주민대표성 부족을 지적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위원회가 형식상 주민·전문가·지자체 등을 포함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일부 읍·면 단위 인사 중심으로 구성돼 송전선로 예정구간 15개 법정리의 다양한 마을·생활권을 균형 있게 대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감사 결과보고서는 “회의 일정·안건·자료에 대한 사전 공지가 미흡하고, 회의 결과·회의록 역시 군민에게 충분히 공개되지 않아 다수 주민이 '어디서 어떤 논의가 진행되는지조차 모른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송전탑으로 인한 전자파·경관 훼손·농지 단절 등 건강·환경·재산권 침해 우려가 큼에도 불구하고, 입지선정위원회가 실질적인 대안들을 체계적으로 비교·검토했다는 흔적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이월예산 265억 미집행…연말 몰아집행 우려
예산 집행의 적시성 문제도 지적됐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도 이월된 예산액은 약 1,049억 원이다. 이 중 11월 중순 현재 지출액은 약 784억 원에 그쳐 집행률이 74.7% 수준에 불과하다. 약 265억 원이 미집행 상태로 남아 있어 연말 몰아집행 또는 대규모 불용으로 이어질 우려가 제기된다.
감사특위는 “이는 사업계획 수립, 집행 일정 관리, 행정절차 운영 등 전반에서 보다 현실성 있는 계획과 사전 준비가 부족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공유재산 무단점유, 최대 5년간 방치
공유재산 관리도 허술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일부 필지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장기간 무단 사용되고 있음에도, 담당 부서 간 실태조사가 정기적으로 실시되지 않아 방치됐다. 총 23건 중 7건은 변상금 부과 절차조차 진행 중인 상태로, 수년간 무단 점유했음에도 늦은 부과로 행정적·재정적 손실이 발생했다.
감사특위는 “경작행위, 토지 형질변경 등 무단점유에 따른 불법 행위가 확인됐으나, 원상복구 명령 및 후속 행정절차가 충분히 집행되지 않아 사후관리 체계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충전기 영암읍 44기 vs 서호면 0기
생활 인프라의 지역 간 불균형도 확인됐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소가 읍·면 지역 간 불균형하게 설치돼 있다. 영암읍에 44기가 집중된 반면, 서호면은 단 한 기도 설치되지 않았다.
감사특위는 “타 읍·면 지역 주민들 및 방문객들이 충전시설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며 “동일 읍·면 내에서도 충전기(사업자)별로 요금이 상이한데, 지자체 차원의 요금체계 관리·조정 및 계약기준 마련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제역 도태 보상, 23농가 중 3농가만
농가 현장의 어려움도 확인됐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구제역 발생농가에 대한 살처분 보상금은 전 농가 지급이 완료됐으나, NSP 항체 발생농가 도태 보상금은 전체 23농가 중 3농가에 대해서만 지급이 완료된 상태다.
감사특위는 “보상금 집행 지연으로, 이미 도태 조치를 이행한 농가의 경영 안정성이 저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농장 내부에 대한 일상적 소독·방역 체계가 상대적으로 미흡하고, 예방접종 시기와 방법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체계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의회, 24건 제안사항으로 개선 방향 제시
감사특위는 33건의 지적사항과 함께 24건의 제안사항을 통해 행정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주요 제안으로는 군민안전보험 보장범위 확대 및 청구절차 간소화, 학교밖청소년 발생 방지 종합대책 수립, 청년농업인 융자금 이자 지원 등 금융지원체계 마련, 외국인 근로자 통합 인력관리 시스템 및 주거시설 확충, 어르신 전동차 통행 안전사고 예방대책, 대상포진 예방접종 생백신·사백신 선택제 도입 등이 포함됐다.
선호성·이민정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8(월) 1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