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 1,000여 명이 모였다. 전남, 전북, 충남, 경기 등 전국 20개 지역에서 온 주민들이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행동’이 공식 출범했다. 영암에서 시작된 반대 움직임이 석 달 만에 전국 연대로 확산된 것이다.
정철 영암군대책위원장은 광주전남대책위 상임대표 자격으로 단상에 섰다. “경찰과 용역을 동원해 주민을 막고 최종 후보지를 확정했다”며 지난 12월 4일 영암 상황을 전했다. “제2, 제3의 밀양이 광주·전남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그의 발언은 여러 전국 매체에 인용됐다. 영암의 이야기가 전국의 이야기가 됐다.
충남에서 온 주민은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61개 중 29개가 충남에 있고 송전탑이 4,000개가 넘는데 지중화율은 1.4%”라고 했다. 전북, 경기에서도 같은 호소가 이어졌다. 지역은 다르지만 구조는 같다. 전기가 필요한 수도권을 위해 비수도권이 송전선로와 발전소를 떠안는 구조. 주민들은 이를 ‘에너지 식민지’라 부른다.
전국행동은 용인 반도체 산단 재검토, 수도권 전력 수요 분산, 송전선로 갈등 해결 제도 마련을 요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쪽 지방에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라”고 한 발언도 거론됐다. 지산지소(지역생산·지역소비) 원칙은 이미 정부 정책 방향이기도 하다.
밀양 이후 10년, 법과 제도가 정비됐지만 갈등은 반복된다. 입지선정위원회를 만들어 놓고 주민은 뒤늦게 알게 되고, 설명회는 형사처벌 경고와 함께 진행되며, 최종 결정은 경찰 뒤에서 이뤄진다. 절차의 형식은 갖췄으되 실질은 없다. 전국에서 모인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보상금이 아니다. 처음부터 다시 논의하자는 것이다. 정부와 한전이 들어야 할 것은 이들의 목소리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8(월) 1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