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도 본예산안 심사가 마무리됐다. 영암군의회는 37건 24억 원을 삭감하고, 도비 삭감으로 반토막 날 뻔한 벼 경영안정 대책비를 전년 수준으로 유지시켰다. 그러나 이번 심사 과정에서 드러난 본질적 문제는 따로 있다. 집행부가 애초에 어떤 방향으로 예산을 편성했느냐다.
경제건설위 소관 예산은 전년 대비 267억 원이 줄었다. 농업, 건설, 환경 등 현장 부서들이다. 반면 자치행정위 소관은 317억 원이 늘었다. 기획, 복지, 문화, 관광 등 본청 중심 부서다. “현업부서가 치고 나가야 되는데 감액이 다 있고, 자치 쪽에만 증액돼 있다”는 지적이 핵심이다.
영암은 농업군이다. 농업이 영암을 버티게 하는 근간이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그런데 농업예산은 7% 줄고, 문화관광재단 출연금은 31% 늘어났다. 구조조정 없이 시설만 늘었다고 예산을 올리겠다는 집행부에 “어느 조직에도 없는 일”이라는 질타가 나온 건 당연해 보인다.
집행부는 대형 사업 종료로 감소폭이 커 보이는 것이고, 1회 추경에서 군비 120억이 반영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본예산은 한 해 살림의 기본 설계도다. 농민들의 우려가 기우이길 바랄 뿐이다.
벼 경영안정 대책비 보전은 도비가 절반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불가피한 조치였을 것이다. 농가당 지원금이 128만 원에서 59만 원으로 떨어지게 생겼으니, 군비로 메우지 않으면 방법이 없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다.
이런 조치 하나로 농심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요즘 농민들 마음이 편치 않다. 농산물가격안정기금은 3년째 50억 원에 머물러 있다. 군수 공약 150억은 언제 채울 것인가. 고구마 전국 1위인데 관련 예산이 전무한 건 또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본청 살림 늘리는 게 나쁜 건 아니다. 다만 순서의 문제다. 현장이 튼튼해야 본청도 굴러간다. 농업과 건설이 치고 나가야 복지와 문화도 꽃핀다. 예산에서 진심이 보여야 할 때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8(월) 1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