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격거리 완화, 통과 이후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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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격거리 완화, 통과 이후가 더 중요하다
  • 입력 : 2025. 12.22(월) 11:58
  • 영암열린신문

영암군의회 상임위가 태양광 발전시설 이격거리를 대폭 완화하는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을 수정가결했다. 11월 보류됐던 안건이 21일 만에 통과된 것이다. 같은 날 신재생에너지 군민참여 및 개발이익 공유 조례도 함께 원안가결됐다. 영암군이 추진 중인 에너지 기본소득 정책의 제도적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에너지 전환은 거스르기 어려운 시대의 흐름일 것이다. 영암군이 이 흐름을 지역 발전의 기회로 삼으려는 시도 자체를 탓할 수는 없다. 간척지에 태양광 집적단지를 조성하고 전 군민에게 에너지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구상은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나름의 돌파구 모색으로 보인다.

그러함에도 이번 심의 과정을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설치 후 매매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장기거주 군민 자격으로 특례를 받아 발전시설을 설치한 뒤 자격이 안 되는 타지인에게 넘기는 것을 막을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여론 수렴 과정도 돌아볼 대목이다. 공청회와 주민간담회에서 발전사업자들의 완화 요구가 잇따랐고, 의회 수정안은 그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시대의 흐름은 언제나 누군가의 욕망과 맞닿아 있다. 그 흐름이 누구에게는 기회가 되고 누구에게는 위기가 되는 현실 앞에서, 우리 사회는 선택을 강요받는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농업·농민 보호가 양자택일의 문제인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위험하다. 유럽 여러 나라들이 농민 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해 두 가치를 조화시켜 온 것처럼,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

조례 통과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설치 후 매매에 대한 제도적 보완, 그리고 무엇보다 반대를 해온 주민들과의 진정성 있는 대화도 남았다. 규제의 빗장을 풀었다면, 신뢰의 문도 함께 열어야 한다. 속도보다 방향이, 통과보다 이후가 더 중요하다. 이번 조례 개정을 계기로 영암군이 진정한 상생의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