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현수막조차 허용하지 않는 영암군, 이것이 민주주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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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현수막조차 허용하지 않는 영암군, 이것이 민주주의인가?
  • 입력 : 2026. 01.09(금) 10:21
  • 영암열린신문
임순만 영암군농민회 사무차장

요즘 영암을 다니다 보면 우승희 영암군수의 새해 인사 현수막을 자주 보게 된다. 그 내용은 “을사년 한 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새해에도 영암군의 주인공은 언제나 군민 여러분입니다.”이다. 나는 그 현수막을 마주할 때마다 “과연 그런가?” 자꾸만 의문이 생긴다. 그 이유인즉슨 최근 영암군에서 이격거리 완화와 간척지 태양광 허용 정책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게시 직후 철거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영암군농민회는 지난 6년 동안 농업을 지키고 농민들의 생존권을 지키고자 간척지 태양광발전소를 막기 위해 800회의 1인 시위를 비롯한 모든 노력을 다해왔다. 태양광 패널로 뒤덮였을 때의 영암의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고, 졸속으로 진행하지 말고 최대한 시간을 갖고 피해를 볼 많은 군민들과 의견을 나누자고 수차례 호소하고 요구해 왔다. 그럼에도 영암군과 영암군의회는 작년 12월 19일 농촌주민의 삶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이자 보호막이었던 이격거리를 완화하고 농사 잘되고 있는 우량농지인 간척지를 염해 간척지로 둔갑시켜 태양광발전소를 허용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여 도시계획조례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켜 버렸다. 그것은 개정이 아닌 개악이었다. 하여 영암군농민회에서는 잘못된 정책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담긴 현수막을 걸었던 것이다.

현수막의 내용은 명확했다.

이격거리 완화와 간척지 태양광 허용을 밀어붙인 우승희 영암군수, 그리고 이에 동조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한 박종대·정운갑·이만진·고화자·고천수·정선희·박영배·강찬원 군의원을 향한 정치적 비판이었다. 이는 욕설도, 허위사실도 아닌 정책과 책임자를 명시한 정당한 비판이었다. 그런데 우승희 이름 석 자, 군의원 이름 석 자는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성역이란 말인가? 잘못된 정책에 대해 비판하고 항의하는 내용의 현수막에 그 이름 석 자 들어갔다고 즉시 철거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영암군농민회가 영암군수와 군의원 이름을 넣어 규탄 현수막을 건 것은 잘못된 정책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런 중요한 의미를 지닌 현수막이 게시 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철거된 것이다. 다른 현수막들은 그대로인데 특정 인물, 정책 비판의 영암군농민회의 현수막만 철거돼 버린 것이다. 담당 부서에 항의하니 불법 현수막이라는 이유로 철거했단다. 불법으로 걸지 말고 게시대에 걸라고 해서 그럼 게시대에 걸겠다고 허가 신청을 하니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자의적 해석으로 불허했다. 표현 방식이나 내용이 법령을 명백히 위반하지 않는 한, 정책에 대한 비판은 민주사회에서 보호되어야 할 기본적인 의사 표현임에도 영암군은 주민의 목소리를 입틀막 한 것이다.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훼손 행위이다. 영암군농민회는 주민이 아닌가? 주민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막으면서 주민이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영암군은 언제부터 정책 비판이 금지된 공간이 되었는가?

군수와 군의원을 비판하면 곧바로 행정력이 동원되는 곳이 과연 민주사회인가?

이격거리 완화와 간척지 태양광 허용은 단순한 개발 문제가 아니다. 이는 농민의 생존권, 임차농의 삶, 지역 공동체의 미래와 직결된 사안이다. 특히 간척지는 수십 년간 농민들이 땀 흘려 일군 삶의 터전이다. 이러한 땅을 태양광 사업 대상으로 전환하는 결정은 최소한 충분한 공론화와 주민 동의 과정을 거쳤어야 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소통이 아니라 침묵 강요, 협의가 아니라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었다.

행정이 불편해하는 비판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정책 추진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는 없다. 오히려 그 순간, 행정은 스스로 민주주의의 원칙을 저버렸음을 증명할 뿐이다.

현수막 철거는 단순한 행정 행위가 아니다. 이는 “비판하지 말라”, “침묵하라”는 명백한 메시지이며, 주민을 행정의 대상물로만 취급하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다.

비판을 제거한다고 문제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 비판을 들을 때만이 지역의 미래가 열린다.

영암은 침묵의 땅이 아니라, 말할 수 있는 땅이어야 한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