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의회가 의정활동 강화 연구용역 결과를 내놓았다. 6개월간 현황을 분석하고 전문가 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결론은 하나로 수렴된다. 현행 제도 하에서 기초의회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엔 구조적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수치가 이를 말해준다. 영암군 공무원 정원 798명 중 의회 소속은 16명, 비율로 2.0%다. 전남 비교 지자체 중 가장 낮다. 그나마 현원 14명 중 8명이 집행부 파견이고, 5급 간부 3명은 전원 파견직이다. 의회가 집행부를 견제해야 하는데, 정작 의회 조직의 핵심 인력이 집행부 소속인 셈이다.
이런 구조가 만들어진 데는 이유가 있다. 2022년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의회 의장에게 사무직원 임용권이 부여됐다. 그러나 조직을 설계하고 정원을 정하는 조직권, 이를 운영할 예산편성권은 여전히 집행부에 남았다. 임용권만 있고 자리를 만들 권한이 없으니, 결국 집행부에서 인력을 빌려 쓸 수밖에 없다. 행정안전부의 기준인건비제도, 공직선거법상 의원 정수 기준 역시 의회가 원한다고 바꿀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이것이 영암군만의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전국 226개 기초의회가 같은 제도적 틀 안에 있다. 인사권은 독립됐으되 실질적 자율성은 제약받는 구조. ‘반쪽짜리 분권’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 낮은 재정자립도 속에서 의회의 견제 기능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데, 그 역량을 갖추지 못하게 하는 구조가 문제라면 이는 지방자치 제도 전체의 과제다.
영암군의회가 연구용역을 통해 현실을 진단하고 개선 방향을 모색한 것은 의미 있는 시도다. 그러나 보고서가 제시한 핵심 과제들은 의회 혼자 해결할 수 없다. 국회와 행정안전부가 움직여야 한다. 자치분권 2.0을 선언한 지 4년, 법은 바뀌었으나 현장의 체감은 다르다. 기초의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실질적 여건을 갖추는 것이 지방자치 완성의 출발점이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8(월) 1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