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청년 삶 더 낙관” 발표…3년간 2천명은 왜 떠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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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 “청년 삶 더 낙관” 발표…3년간 2천명은 왜 떠났나
‘낙관’ 발표했지만…원자료엔 청년인구 12.3% 감소
20대 정주의사 39.1%…40대 75.4%와 36.3%p 격차
취업자 스트레스 84.0%…미취업자보다 10.9%p 높아
청년센터 이용 6.1%…‘몰라서’ 미이용 81.6% 달해
  • 입력 : 2026. 01.16(금) 13:53
  • 선호성 기자

영암군이 ‘2025년 청년사회경제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청년들이 지역에서 삶을 더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지가 이 조사의 원본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군이 언급하지 않은 지표들이 있었다. 청년인구 12.3% 감소, 스트레스 4.5%p 악화, 20대 정주의사 39.1% 등이다.

군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주의사가 56.2%에서 59.9%로 상승했고, 결혼 긍정 인식도 55.9%에서 74.5%로 높아졌다”며 “민선 8기 청년 정책이 주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조사는 ‘현재 영암에 거주하는’ 청년의 응답을 토대로 한 만큼, 낙관 지표를 해석할 때는 같은 시기 실제로 청년층이 얼마나 남고, 얼마나 빠져나가는지까지 함께 놓고 볼 필요가 있다.

원본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청년인구 감소다. 영암군 청년(19~49세)은 2022년 16,912명에서 2025년 14,826명으로 3년간 2,086명(12.3%) 줄었다. 매년 약 700명씩 감소한 셈이다. ‘낙관’ 지표가 개선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더라도, 그 기간 청년층이 줄었다는 사실은 별도의 질문을 던진다. 남아 있는 청년의 체감이 좋아졌을 수는 있지만, 동시에 떠나는 청년이 있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삶의 질 지표도 악화됐다. 스트레스를 “느꼈다”고 응답한 비율은 76.4%에서 80.9 %로 4.5%p 높아졌다. 스트레스 원인 1위는 “일(55.2%)”이었다.

연령별 격차도 크다. 전체 정주의사는 59.9%지만, 20대만 보면 39.1%에 그친다. 40대(75.4%)와 36.3%p 차이다. 20대 응답자 중 42.5%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정주의사 상승’이라는 평균값 이면에, 특히 이동 가능성이 큰 연령대의 불확실성이 적지 않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책 전달력도 과제로 드러난다. 군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청년센터 이용률은 6.1%였다. 이용하지 않은 이유로 81.6%가 “몰라서”라고 응답했다.


“낙관”의 근거는

군은 지표 개선을 “민선 8기 정책 효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사 보고서는 상관관계를 분석했을 뿐, 정책과 지표 변화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지는 않았다.

“낙관”이라는 표현 역시 보고서 원문에 있는 단일 문항의 응답이라기보다, 정주의사·결혼관·주거만족 등 여러 문항을 군이 종합해 붙인 해석이다.

본지는 ‘2025년 영암군 청년사회경제실태조사’ 결과보고서(2025년 5월 16일~6월 4일, 영암군 거주 19~49세 청년 1,008명 응답)를 바탕으로, 연령(정주의사)·취업 여부(스트레스)·정책 전달(인지·이용)·결혼·출산(비용 장벽) 네 축에서 지표를 나눠 살펴봤다. 이는 ‘남아 있는 청년의 낙관’과 별개로, 청년이 지역을 떠나게 만드는 조건(낙관하기 어려운 지점)이 무엇인지를 가늠하기 위해서다.



20대와 40대, 두 개의 영암

정주의사 59.9%는 ‘평균의 함정’이다. 연령별로 보면 격차가 뚜렷하다. 40대의 정주의사는 75.4%로 높았지만, 20대는 39.1%에 그쳤다. 36.3%p 차이다. 30대는 58.9%로 그 중간이었다.

20대 응답자 중 42.5%는 “모르겠다”고 답해 유보층도 많았다. “거주할 생각이 없다”는 응답도 20대가 18.4%로 가장 높았다. 40대(4.9%)의 약 4배다. ‘계속 살겠다’는 응답이 늘었다 해도, 떠날지 남을지 판단을 유보한 청년이 적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계속 거주하고 싶지 않은 이유 1위는 “생활 인프라 부족(42.1%)”이었다. “일자리(25.6%)”보다 높았다. 문화·편의시설, 의료, 교통 등 ‘삶의 질’ 문제가 정주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취업했는데 더 힘들다

통념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취업자의 스트레스 경험률(84.0%)이 미취업자(73.1%)보다 10.9%p 높았다. 일자리를 구했다고 해서 부담이 곧바로 줄어드는 흐름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스트레스 원인 1위는 “일(55.2%)”이었다. 이어 “경제적 요인(13.0%)”, “육아·가사(12.4%)” 순이었다. 이직을 희망하는 청년도 14.3%에 달했고, 이유 1위는 “연봉·복리후생 불만족(40.2%)”이었다.

미취업자 중에서는 27.2%가 3년 이상 장기 미취업 상태였다. 고용률(71.2%)이 높게 나타난 것과 별개로, 노동 부담과 처우 문제는 청년의 일상 만족도를 떨어뜨려 지역에 남을 유인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정책은 있는데 모른다

영암군은 청년센터, 주거지원, 창업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정책이 ‘존재하는 것’과 ‘도달하는 것’은 다르다.

청년센터 이용률은 6.1%에 그쳤다. 이용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몰라서(81.6%)”라는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정책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상황에서는 체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정보 접근의 격차는 지원사업의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결과적으로 청년의 선택지에서 ‘지역에 남을 이유’를 약하게 만들 수 있다.


결혼하고 싶지만, 돈이 없다

결혼 긍정 인식(74.5%)과 자녀 2명 이상 희망(71.2%)은 3년 전보다 크게 높아졌다. 다만 인식 변화가 곧바로 현실로 이어지는지에는 또 다른 조건이 따른다.

결혼을 주저하는 이유 1위는 “결혼비용 부담(38.5%)”이었다. 자녀를 원치 않는 이유 1위도 “경제적 어려움(34.6%)”이었다. 청년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출산·육아 정책 역시 “양육비 부담 완화(37.7%)”가 1위였다.

‘의지’가 확인됐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비용 부담이 지속되는 한, 결혼·출산 계획은 미뤄질 수 있고 이는 정주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수치로 읽힌다.

이번 조사에서 ‘낙관’으로 해석될 수 있는 지표가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자체가 청년 유출이 줄었음을 뜻하지는 않는다. 정주의사는 3.7%p 올랐지만, 같은 기간 청년인구는 2,086명 줄었다.

남아 있는 청년의 낙관을 확장하는 정책 못지않게, 떠나는 청년이 낙관하기 어려운 조건이 무엇인지-생활 인프라, 노동 스트레스와 처우, 정책 정보 접근, 결혼·양육 비용 장벽-을 줄이는 접근이 필요하다. 평균 지표의 개선과 현장의 체감, 그리고 실제 인구 흐름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좁힐 것인지가 영암군 청년정책의 과제로 남았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키워드 : 영암군 | 인구감소 | 청년사회경제실태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