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에 떠도는 ‘여론조사 조작설’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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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톡방에 떠도는 ‘여론조사 조작설’을 보며
  • 입력 : 2026. 01.16(금) 14:11
  • 영암열린신문

최근 영암군에서 실시된 군수 적합도 여론조사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결과가 불리하게 나온 쪽 지지자들 사이에서 “상대 후보 측이 자기 지지자 명단을 넣어 돌린 조사”라는 주장이 단톡방을 타고 퍼지고 있다. 제보를 통해 확인한 내용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주장은 공표용 선거여론조사의 작동 방식을 모르거나 무시한 낭설이다.

여심위에 등록된 조사는 후보 측이 제공한 명단을 표본으로 쓸 수 없다.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현재 대부분의 공표용 조사는 통신사가 무작위로 추출한 ‘가상번호’나 컴퓨터가 난수로 생성한 ‘RDD’ 방식을 쓴다. 조사기관이 “이 번호는 우리 편”이라고 골라 담을 구조가 아니다. 해당 여론조사 역시 이 방식을 따랐고, 조사 설계서와 질문지가 여심위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다. 확인하면 끝날 일이다.

문제는 확인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조작”이라는 단어가 먼저 튀어나온다. 근거를 따지기 전에 감정이 앞선다.

이런 낭설이 해로운 이유는 단순히 여론조사의 신뢰가 훼손되기 때문만이 아니다. “저쪽이 조작했으니 우리도 당하고만 있을 수 없다”는 피해의식이 번지면, 결국 선거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상대 후보를 공격하려다 민주주의의 토대를 갉아먹는 셈이다.

비판은 자유다. 여론조사가 완벽하다는 말도 아니다. 표본 추출 방식, 응답률, 가중치 적용 범위 등 따져볼 것은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그것은 공개된 문서를 확인한 뒤에 할 일이다. 최소한의 사실관계도 파악하지 않은 채 “명단을 넣어 돌렸다”고 단정하는 것은 비판이 아니라 비방이다.

유권자에게 당부하고 싶다. 단톡방에서 건네받은 한 줄 주장을 그대로 믿기 전에, 잠깐 멈춰 생각해 보자. 그 주장에 근거가 있는가. 확인할 방법은 없는가. 민주주의는 투표장에서만 지켜지는 게 아니다. 사실과 낭설을 구분하려는 수고, 그것이 유권자의 책임이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