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의회 자치행정위원회에서 의미 있는 질문이 나왔다. 귀농귀촌 임시거주시설을 2기 운영했는데 실제 정착한 사례가 있느냐는 물음이었다. 담당 과장의 답변은 “아직 없다”였다. 한편 군은 같은 시점에 “정책의 실효성을 입증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전입자의 37%가 귀농귀촌인이라는 통계였다. 그러나 이는 군 프로그램 참여자가 아니라 자발적 이주자를 포함한 수치다. 지표의 성격이 다른 만큼, 프로그램 단위의 실제 성과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현재 전국 인구감소지역 대부분이 유사한 귀농귀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촌에서 살아보기’ 사업의 전입률은 11~14% 수준이다. 참여자 10명 중 1~2명만이 농촌으로 주소를 옮긴다는 뜻이다. 전입 이후 장기 정주로 이어지는지는 별도 추적이 필요한 상황이다.
낮은 정착률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거론된다. 영농 실패, 일자리 부족, 자녀교육 문제 등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정책 구조에 있지 않을까. 대부분의 지자체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데려왔는지’에 집중하는 반면, 그들이 실제로 ‘남았는지’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다. 유치와 홍보에 비해 정착 지원과 사후관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같은 전남에서 다른 접근을 시도하는 곳이 있다. 강진군의 ‘체류형 귀농사관학교’는 70%가 넘는 정착률을 보인다. 9개월간 거주하며 영농 교육을 받고, 마을 주민과 관계를 쌓은 뒤 정착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다. 단기 체험이 아니라 실제 삶의 가능성을 탐색하게 하는 방식이다. 정착 후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영암군은 등록인구 5만 선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인구 유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렇기에 더욱 형식적 운영보다 실질적 성과가 중요하다. 정책의 성과는 홍보 자료 속 숫자가 아니라 실제로 뿌리내린 사람들의 이야기로 증명된다. 유치를 넘어 정착을 고민할 때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8(월) 1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