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이 국회에 발의됐다. 387개 조문에 375개 특례를 담은 방대한 법안이다. 40년 만의 통합이라는 역사적 의미도 크다. 그러나 법안의 양(量)이 곧 질(質)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빠진 것들이다. 3대 국세 이양, 국립의대 설치, 중앙부처 이전 조항이 모두 삭제됐다. 보통교부세는 초안의 11조 원에서 6조 원 수준으로 줄었다. 총칙에 “국세 세목 이양 방안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는 선언적 문구만 남긴 채, 핵심 실익은 법안 밖으로 밀려났다.
같은 날 같은 당에서 발의한 충남·대전 특별법에는 양도소득세 교부 특례와 통합특별교육교부금 조항이 명시됐다. 전남·광주 특별법에는 둘 다 없다. 같은 당론인데 이런 격차가 생긴 배경에 대해 지역 정치권은 설명할 책임이 있다. 국회 심사에서 이 격차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형평성 논란은 통합 동력 자체를 약화시킬 수 있다.
영암군의회는 전남 시군 중 가장 먼저 통합 촉구 성명을 발표하고, 균형발전 장치 제도화와 소멸위험지역 맞춤 지원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도민공청회에서 500여 명의 군민이 던진 물음도 같았다. “통합은 좋지만, 이 마을에는 뭐가 좋아지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발의된 법안에 균형발전기금 운영 방안이나 거점시설 분산 배치 기준, 농어촌 소규모학교 교육 특례는 명시되지 않았다. 통합의 성과가 도심에 집중되고 22개 시군이 변방에 머무는 구조가 된다면, 그런 통합에 도민이 공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전남도의회가 동의안에 국립의대 신설을 부대의견으로 단 것은, 법안의 빈자리를 의회가 직접 채우겠다는 의지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행정통합의 필요성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렵다. 다만 통합의 정당성은 속도가 아니라 내용에서 나온다. 행안위 심사가 이 법안의 부족함을 채울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8(월) 1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