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모를 유기하거나 학대한 자녀, 병든 배우자를 내팽개친 남편이나 아내도 이제 상속권을 잃을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이른바 ‘패륜 상속인’의 상속권 제한 범위를 확대하는 민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공포 즉시 시행된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상속권 상실 대상의 확대다. 기존에는 직계존속(부모·조부모 등 윗세대) 상속인에 한정됐던 상속권 상실 대상이, 앞으로는 배우자·자녀 등 모든 상속인으로 넓어진다. 피상속인(재산을 물려주는 사람)에 대한 부양 의무를 중대하게 저버리거나, 중대한 범죄행위 또는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상속인이라면 누구든 가정법원의 선고를 통해 상속에서 배제될 수 있다.
달라지는 점이 하나 더 있다. 피상속인을 오랜 기간 돌보거나 재산을 지키는 데 특별히 기여한 상속인이 더 두텁게 보호받게 됐다.
쉽게 풀어 설명하면 이렇다. 형제가 셋인데 한 명만 부모를 수십 년간 모셨고, 부모가 그 자녀에게 재산 일부를 미리 증여했다고 하자. 기존에는 나머지 형제가 ‘유류분’(법이 보장하는 최소한의 유산 몫)을 근거로 그 증여분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청구가 제한된다. 실제로 부모를 부양한 자녀가 받은 보상적 증여분이 다른 상속인의 유류분 청구로 과도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짚어 둘 점이 있다. 상속권 상실은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피상속인이 생전에 공정증서 유언으로 상속권 상실 의사를 밝히거나, 공동상속인이 가정법원에 청구해 선고를 받아야 한다. 법원은 사유의 경위와 정도, 피상속인과의 관계, 재산 형성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단순히 부모와 연락이 뜸했다거나 왕래가 적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상속이 배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고령 인구 비율이 높고 자녀 세대의 도시 이주가 잦은 영암군에서는 부모 부양과 상속 문제가 남의 일이 아니다. 이번 법 개정이 가족 간 부양책임과 상속 분배를 둘러싼 분쟁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관심이 모인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8(월) 1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