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풍지구 890억 사업, 구상보다 검증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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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풍지구 890억 사업, 구상보다 검증이 먼저다
  • 입력 : 2026. 03.20(금) 14:45
  • 영암열린신문

영암군이 영암읍 남풍지구에 약 890억원 규모의 행정복합타운 조성을 추진하며 공공기관, 민간 건설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행정과 주거, 복지 기능을 한곳에 모은 복합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인구감소와 공동화에 시달리는 영암읍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이번 보도자료를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었다. 890억이라는 총사업비, 1단계·2단계 분할개발 구조, 민간 건설사의 아파트 건설 참여 등 사업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정보가 보도자료에서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협약 체결이라는 성과는 부각하면서 사업의 실체는 가려놓은 셈이다.

속을 들여다보면 우려는 더 커진다. 사업을 한 번에 추진하면 중앙투자심사에서 수요 부족을 이유로 반려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882세대, 1,943명이라는 수용인구가 어떤 수요 분석에 근거한 것인지 아직 명확한 설명이 없다. 수요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사업을 단계적으로 쪼개 심사를 통과하겠다는 전략이 과연 적절한 방향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재정 문제도 마찬가지다. 890억 재원 조달 구조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협약부터 체결했다. 같은 영암읍에서 추진 중인 교동지구 도시개발사업 토지보상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군 내부에서도 두 사업 병행에 대한 재정 부담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본계획 수립 용역은 아직 발주도 되지 않았다. 집을 짓겠다며 계약서에 도장부터 찍고, 설계비는 나중에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영암읍에 새로운 도시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890억짜리 사업이라면 그에 걸맞은 준비가 먼저다. 수요 분석 결과를 공개하고, 재원 조달 로드맵을 제시하며, 교동지구와의 병행이 가능한지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구상이 아무리 좋아도 검증 없는 추진은 군민에게 빚만 남길 수 있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